평소에 관측을 다니면서 나름대로 세운 철칙이 몇가지 있다. 그중 하나가 ‘장비는 과하지 않게 할것’ 인데 그것을 어기는 일을 저질렀다. 무려 10인치의 뉴토니안 반사 망원경을 들인것이다.
나름 2/3 크기로 접혀있는 상태인데.. 크고 무겁다. 사진으로만 봐 와서 그 크기를 짐작하지 못했는데 막상 받아보니 내가 생각했던 크기의 대략 1.5배였다. 8인치를 살껄 그랬나.. 싶지만 판매처 스펙을 보니 그게 그거다. 길이는 비슷하고.. 다만 10인치와 8인치 차이니 원통 둘레가 2인치만큼 작을뿐일듯..
사이즈가 비슷하다면 구경이 깡패. 2인치 라도 큰 10인치 선택이 맞는 선택이긴 한 거 같다. 제조사에서 아마 플랫폼을 공유하기 위해 8인치의 초점비를 크게 한 듯 하다. (실제 두 경통의 초점거리는 1200mm로 동일하다)
망원경의 스펙은 아래와 같다.
제조사 : 스카이워쳐 (Sky-Watcher)
경통 : Collapsible hafl-truss (flex)
주경 : AlSiO₂보호막 multi coating 포물면경
가대 : 돕슨식 경위대 (돕소니안)
구경 : 10인치 (254mm)
초점거리 : 1200mm
초점비(F) : 4.7
흔히 돕소니안 망원경이라고 하는데 돕슨식 경위대 (돕소니안) 의 명칭은 망원경 아래 붙어있는 하얀 거치대같은 것을 의미한다. 거치가 되어있는 축으로 상하 움직임을 하고 아래 판은 두개가 맞닿아 있는데 이 판이 좌 우로 움직이게끔 한다. 이런 구동부분에 베어링 혹은 테프론 베어링을 이용해서 적당히 마찰력이 있는 선에서 움직이게끔 해서 원할때 움직이고 원할때 멈추게끔 설계가 되어있다.
대부분 망원경은 구경이 클 수록 집광력이 좋아져서 성능이 좋다고 말 할수 있다. 하지만 구경이 커질수록 따라오는게 바로 무게. 렌즈가 되었던 반사경이 되었던 구경이 커지면 이 유리덩어리도 같이 커지게 되는데 이게 무게증가의 큰 원인이 된다. 실제 위 망원경 경통 무게만도 15kg 이나 된다. 이런 무게를 기존 경위대나 적도의에 올리려면 취미생활 장비의 범주에서는 충분히 버거운 무게가 된다.
이때문에 미국의 존 돕슨이란 아마추어 천문가가 별보는데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고 매우 심플하고 견고한 가대를 만든게 이 돕소니언 가대이다. 최근엔 돕소니언 가대에 모터를 장착해서 경위대 방식으로 추적도 하고 goto도 해주는 가대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핵심은 별보는데 집중하고 되도록이면 대구경을 사용하되 경통 이외의 부분은 심플하게 할것이 모토이다. 위에 말한 모터가 달린 가대를 사용하면 제약적이긴 하지만 사진촬영도 가능하지만.. 내 구매목적은 사진이 아니니 불필요하다.
어쩌다보니 돕소니안 설명이 되었는데.. 뭐 아무튼. 이런 안시관측용 경통을 들인 이유는 현재 내가 가진 80mm 굴절 망원경이 사진 찍기에는 괜찮지만 이걸로 안시 관측을 하기에는 조금 애매했기 때문. 게다가 사진찍는 동안에 나는 쌍안경으로 밤하늘을 훑는 정도 말고는 딱히 할게 없기도 했다. 그저 멍하니 가이드 그래프나 쳐다보는 일 말고는.. 한켠에서 사진촬영 걸어두고 옆에서 안시관측 하기 위해 들였다.
안시관측을 하는거라면 이제 멀리 나갈 이유도 없다. 불꺼진 빌라 앞 주차장에서 설렁 설렁 봐도 될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