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는 병원 방문 기점을 기준으로 몰아서 적고있었다. 임신 초 (뭐 지금도 초기이긴 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병원을 자주 가다보니 글을 쓰는 텀이 그래도 짧았는데 어느정도 안정기에 들어서 이젠 한달에 한번꼴로 병원을 가다 보니 글을 적는 텀이 길어지더라..
7.12 1차 기형아 검사 결과.
8일 병원 방문했을때 초음파로 봤던 목덜미 투명대 및 코뼈 확인 외에도 피를 뽑아 기형아 검사를 했다. 피 검사 결과를 받았는데(문자) 별 이상 없다는 소견이었다. 정상적으로 잘 자라고 있다보다 싶기는 한데 입덧이 너무 심했다.
구역질이 시작되면 심할땐 위가 비어서 위액이 올라올때까지 하고 음식은 입에 대기도 힘든 상태.. 수액을 맞아 볼 것을 권했으나 뭐때문인진 잘 모르겠으나 왠만하면 버티려고 하더라.. 옆에서 봤을땐 마냥 버틴다고 좋은게 아닌거 같은데…
7.14 병원방문.
원래 다음 진료일은 8월 5일.. 이날은 상태가 너무 심해서 본인도 견디기 힘들었는지 수액을 맞으러 가야겠다고 연락이 왔다. 사무실에 양해를 구하고 집에가서 짝궁을 차에 태우고 병원으로 향했다. 의사 선생님이 얼굴을 보더니 별다른 문진 안하고 바로 수액 맞고 가라고 하신다. 내가봐도 얼굴이 많이 수척해진 상태..
병실로 올라가서 수액을 맞는데 일반 포도당 수액 외에 일반 주사제 두어개 그리고 노란 색깔의 수액을 놓더라. 아마 구역질을 좀 억제해준다는 약 외에 영양제들이 좀 들어가지 않았나 싶다. 대략 세시간 정도 수액을 맞았는데 이날은 수액 효과인지 컨디션이 괜찮아 보였다. 비용이 좀 들긴 했지만..(8만원.. 버틴게 이거때문? 설마..) 그래도 하루라도 편하면 되었다 싶다.
체중은 빠질대로 빠져가고 있는 상태.. 그도 그럴게 먹으면 토하기 일쑤고 입덧이 무서워서 음식 먹기를 꺼려하니.. 오죽하면 본인도 먹는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 했다. 입덧 관련으로 검색해도 나오는건 다들 상투적인 글들.. 이럴거면 차라리 입원이라도 시킬까…? 싶었다. 입원이라도 하면 그래도 병원에서 캐어는 해줄테니.. 그러던중 검색한 글들 사이로 보이는 단어. ‘12주의 기적‘
7.23. 정말 12주의 기적?
수액을 맞은 이후 입덧 증세가 오르락 내리락 하며 짝궁을 들었다 놨다 하던 찰나.. 조금은 증세가 줄었나? 싶기도 했었는데.. 어느날 ‘점심은 뭐먹지?’ 란 상투적인 내 질문에 짝궁은 ‘해장국’ 이란 메뉴로 화답을 했다. 평소엔 잘 먹던 해장국인데 입덧을 시작한 이후로는 왠지 모르게 먹기 꺼려지던 그런 음식이었다. 근데 그런 해장국을 먹자니..?
그리고는 정말 먹었다. 비록 밥 일부과 건더기의 일부는 남길지언정.. 최근들어 이렇게 정상적인 식사를 언제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난하게 먹었다. 점심을 먹고 머리도 자르고 저녁엔 피자까지 시켜먹을 정도 였으니 이정도면 좋겠다 싶더라. 정말 12주의 기적인건가?
는 무슨… ? 한 며칠 괜찮다 싶더니만 요샌 두통 및 어지럼증이 심하게 오고있다고 한다. 확실히 토하는건 줄었는데 먹으면 갑갑한건 마찬가지고.. 거기에 두통이라니.. 혈액이 복부및 골반쪽으로 쏠려 두통과 어지럼증 또한 임신 증세긴 한데 .. 구토가 줄어들어서 이 증상이 더 도드라지게 느껴지건지.. 아니면 더 심해진건지 알 길이 없어 갑갑하다.
먹는거라도 좀 편하게 먹으면 걱정 덜텐데.. 먹히는 음식도 없고 먹는게 두려워 공복이 더 길어서 그런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틈날때 조금씩이라도 자주 먹어주면 좋을거 같긴 한데.. 그게 말처럼 되지 않는거 같기도 하고..
이제 12주 좀 지났는데.. 다음번 병원 방문은 14주쯤 되는 8월 5일. 12주의 기적은 올 듯 말 듯 한 상태긴 하지만.. 힘들게 하는게 하나 사라져 가고 있으니 그래도 거기에 힘을 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병원 가면 짝궁대신 내가 이것저것 물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