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0일

어느덧 출산후 3개월이 훌쩍 지났다.
소담이는 생후 한달여 중 대략 이주 쯤 안되게는 병원 및 조리원에서, 그리고 나머지 이주 가량은 외할머니댁에서 지냈다. 그렇게 3월이 되었고 그 후부터 지금까지 함께 지내고 있다. 물론 중간에 엄마가 무지 힘들다 싶을때 1주 가량 다시 처가에 내려가기도 했었다. (일명 엄마찬스.. 내겐 장모님찬스)

애 키우는게 이런거구나 싶은 요즘이다. 주변에서 그렇게 ‘육아헬‘ 이라고 말하던게 왠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기도 하다. 나야 주중 출근하는 핑계 그리고 그걸 배려해주는 소담 엄마덕분에 밤에 잘땐 따로 떨어져 자서 덜 힘들지만 초기 신생아땐 오밤중에도 한두시간마다 수유를 하고 하는것을 보노라니 내가 시간될땐 내가 보고 쉬게 해야겠단 생각이 절로 들더라..

무튼 그래서 퇴근하고 들어와 왠만하면 내가 소담이를 보려고 하고는 있지만 짧다.. 집에 들어오면 얼추 7시.. 저녁먹고 씻고 하다보면 어느새 잘 시간. 내가 일 하고 있을 동안 애와 씨름하고 있을 소담 엄마를 생각하면 내가 좀 더 돌보고 싶은데 시간이 짧더라.. 그러다보니 주말에 마사지를 받으러 보내놓고 내가 본다던지 혹은 낮잠을 자라고 들여보내놓고 내가 보곤 하는데 이것도 어느정도 한계가 있으니 아쉬울 따름..

사실 이 한계라는게 처음엔 모유가 얼마 나오질 않아 걱정했는데 지금은 (물론 소담 엄마는 양이 아직도 적다고 걱정이다) 분유를 먹지 않아서 걱정이다. 모유도 먹고 분유도 먹고 그러면 정 힘들땐 엄마는 쉬고 소담이는 내가 보면서 분유를 타 먹이면 되는데 그게 안되니… 오로지 엄마 맘마다. 소담 엄마는 양때문에 걱정인데.. 글쎄? 애 몸무게는 꾸준히 늘고있고 싸는것도 잘 싸는걸 보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닌거 같다. 물론 투정이 좀 심하긴 하지만.. 그게 배고파서 그런건지 졸려서 그런건지 아님 불쾌지수가 높아서 그런건지 알 길이 없다. 아 졸려서 그런거랑 배고파서 그러는거는 어느정도 분간이 가긴 하나.. 그게 100% 맞겠나 싶다.

그렇게 둘만 있었던 공간에 셋이 그리고 소담이 위주로 맞춰 살아가고 있다. 빡센 육아도 육아고 체력도 고갈되어가는게 느껴진다. 배고프다고 투정부리거나.. 특히나 밤에 잠도 안자면서 졸리다고 투정 부릴땐 무척이나 힘들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결혼하고 우리 둘이 함께 살면서 집에서 이렇게 육성으로 웃어본적이 몇번이나 있나 싶기도 하다. 100번 힘들다가도 한번 소담이가 웃어주면 피로는 날아가는것 같고 엄청난 소리의 방귀를 뀌거나 모유먹고 트림시키는데 내가 하는 그것과 비슷한 소리가 나면 정말 육성으로 함께 껄껄대기도 한다.

그렇게 땀도 흘리고 웃기도 하고 하다보니 어느새 소담이는 몸무게가 7키로에 가까워져 가고 밤잠도 이젠 제법 잔다. 10시쯤 잔다고 치면 처음 깨나는 시간이 대략 새벽 서너시다.. 내리 대여섯시간은 자는셈. 그러고 보니 어느덧 100일.. 100일의 기적이 이런건가 싶기도 했는데..

뭐 여튼 백일은 간소하게 집에 차려놓고 직접 100일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나름 엄마 아빠의 손이 들어간 100일상인데 나중에 본인 사진 보고 뭐라 그럴지는 잘 모르겠다 ㅎㅎ 집이 남향이라 배경정리는 간단히 천을 창가에 매달아 놓고 역광으로 촬영했다. 반대쪽으로 놓고 순광으로 찍을까도 했었는데 이 편이 조금 깔끔한거 같다. 조금 더 커서 목을 완전히 가누게 될 때쯤 셀프 스튜디오라도 데리고 가서 찍어줄까 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뒤집기를 시작했다. 뒤집기를 시작함과 동시에 백일의 기적으로 보였던것은 백일의 기절로 된건가 싶다. 이번주 부쩍 잠투정도 심해지고 밤에 잠도 깊게 자지 않는편..

뒤집고 나서..

간혹 백일이 좀 지나고 나서 이런 시기가 찾아온다고 하던데 그런건가 싶기도 하고..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진리는 안다. 뭔가 편해진게 생기면 또다른 무엇인가가 찾아온다고.. 아마 다시 잠을 잘 자기 시작한다면 그땐 수시로 뒤집는것을 확인해야 하는거 아닐까 싶다. 숨이 막히지 않게.. 잘때는 뒤집지 못하게 할 방법을 생각해봐야 할거 같기도 하다.

하루가 다르게 크고있는게 보이고 게다가 이 시기 잠깐 한눈 팔면 이 시기는 다신 오지 않기에 오버를 해서라도 되도록이면 많은 기록을 남기려고 하고 있다. DSLR이 거추장 스러워 스냅용 카메라를 하나 사야하나 싶기도 하지만 일단 지금은 보류를 하고 있는 장비를 쓰려고 생각하고 있다. 정말 필요하다 싶을때 점지해둔 카메라를 살거다. 갤럭시S7 카메라도 꽤나 좋더라.. 특히 동영상은 4K를 지원하다보니 용량만 받쳐준다면 굳이 동영상용 바디를 따로 들일 필요가 있을까 싶다. 그래도 OSMO에 눈이 가는건.. 아마 소담이가 걸음마 할때쯤이면 사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정말 엄청난 고생을 하며 낳았고 소담이는 그야말로 젖먹는 힘을 써가며 지내서 어느덧 100일까지 잘 커 왔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만 준다면 더 이상 바랄건 없을거 같다. 아니.. 바랄건 좀 있을거 같다 ㅎㅎ 투정을 좀 덜 부린다던지…

출산 D+7 심쿵이 일기에서 소담이 일기로

2017.02.02. 병원방문

지난번 병원방문때 이야기를 나눈것처럼 유도분만을 하기 위해 예정일에 맞춰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다. 9시에 입원수속(이랄건 딱히 없었지만)을 하고 대략 10시쯤 분만실이 있는 공간으로 가서 옥시토신 (분만 유도제)이 섞인 수액을 맞기 시작했다. 아직 병실이 나온데가 없어선지 분만실 옆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기로 했다.

밖에서는 제왕절개를 하기 위해 들어온 산모 및 그 가족들도 있었다. 수술실 들어가고 얼마 있지 않아 ‘으앙’ 하는 아기 울음 소리가 들려온다. ‘수술을 하면 저리 빨리 출산 하는구나’ 싶었지만 회복도 빠르고 본인은 미음싫고 출산하면 바로 밥을 먹겠다는 일념으로 버티기로 했다. 그런 사이 병실이 나왔고 병실로 이동하여 내진을 하는데 20%정도 진행이 되었다고 한다.

14:40
진통 주기가 대략 2분 30초쯤 되는듯 했다. 그래도 아직 진척은 딱히 되고 있지 않는 상태. 양가에 입원했다 알리긴 했지만 처가에서 오는 시간이 그래도 좀 걸려서 아직은 오지 마시라고 한 상태. 슬슬 진통의 세기가 세져가는 듯한 모습이었다.

15:35
슬슬 진통이 본격적으로 시작 될 듯 한건지 무통주사 카테터를 삽입해두었다. 바로 맞을까도 했는데 일단은 좀 더 견뎌보고 나중에 주사 연결을 하겠다고 했다. 진통은 꽤 있어 보이는듯한 모습이었지만 아직은 참을만 한가보다.. 이때 양수가 터지기 시작하였고 장모님께 출산하면 오시라고 했던 산모가 이젠 와도 될거같다며 연락을 했다. 병원 관계자들 말로는 초산 치고는 진행이 빠른편이라고 했다.

15:50
내진결과 40%진행이 되었다고 한다. 슬슬 본격적인 준비를 하려는지 산모 관장을 진행했다. 약을 주입하고 5분가량 참고 있다 볼일을 보라고 하여 그리 했는데 진통이 겹쳐서 매우 힘들어 했다. 화장실 들어가서 한참을 있다 나왔는데 일어나는게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진통이 오면 대화를 하지 못할 정도.. 어금니 물고 참고 있는 표정이 보인다.

16:30
진통이 심해지자 무통주사를 달아달라고 하여 달았다. 약이 들어가기 시작하니 진통이 좀 덜한 모양이다. 허리로 느껴지는 진통까지는 어찌 할 방법이 없다고는 하였는데 일단은 배로 오는 진통이 덜하니 좀 괜찮아졌나보다. 이후 퇴근하신 어머니가 왔고 그 후엔 서귀포에서 장모님도 넘어오셨다. 태동 검사기를 계속 달아서 태아 심박과 진통을 함께 모니터링을 쭉 하기 시작했다. 이후 소위 말하는 ‘무통천국’ 이 지나가고 본격적인 허리 진통이 시작되었다. 복부로 느껴지는 진통 역시 있을듯 하지만 허리 진통이 더 아픈지 계속 허리가 아프단 이야기만 했다.

태동검사기 왼쪽 수치는 태아 심박수 우측은 자궁수축 정도를 나타내는듯 했다

아직까지는 심쿵이가 많이 내려오지도 않았고 문도 많이 열리진 않은 상태로 계속 추이를 지켜보자고 했다. 분만해줄 원장님이 다녀가는데 그래도 오늘 안에는 분만 가능할거 같단 이야기를 하시고 가셨다.

21:30
무통주사 맞던게 끝나서 이제 본격적인 진통을 느낄때가 되었다. 그와 함께 조금 이르긴 하지만 분만실로 이동했다. 나중에 더 아파오면 움직이기도 더 힘들어질 것이라 옮겼는데 그 이유도 있긴 했지만 분만 침대가 진통이 올때 산모가 힘주기 용이한 구조로 되어있어 옮긴것도 있는 듯 해 보였다.

가족분만실이라고 해서 들어갈땐 보호자가 함께 들어간다. 다른 병원은 출산 과정 전체를 함께 하는데도 있는듯 한데 우리가 간 곳은 출산 당시에는 밖에서 기다렸다가 부르면 다시 들어가서 탯줄을 자르는 식이었다. 르바이예 분만이라고 해서 태아가 태어났을때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어두운 조도를 유지하고 잔잔한 음악도 틀어준다.

진통이 오면 소리내며 아파했는데 간호사들은 오히려 그러면 출산힘들다며 심호흡을 하며 진통이 올땐 소리내지 말고 배에 힘을 주라고 했다. 아마 자궁 수축을 복압으로 하면서 태아를 아래로 내려가게 하기 위함인듯 했다.

이게 초산이라 말처럼 쉽게 되지 않아 산모가 많이 힘들어 하긴 했는데 그래도 침대에 있는 손잡이를 잡고 방법을 아니 꽤 따라가는 눈치였다. (내가 봤을땐..)

22:42
고된 진통이 계속되는 가운데 내진을 해 보더니 태아가 제법 내려 왔단다. 이제 손가락 하나만큼만 더 내려오면 될거같다고 힘 잘 주라며 가버리자 이제 고지가 눈앞에 보이는지 진통올때 힘주는데 막판 스퍼트를 올리는 모습이었다. 조금 지나 이제 분만을 시작하려는지 보호자는 잠시 밖에서 대기 해달라고 하고 분만실 내부에서 준비를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때 나도 가운을 입고 대기했다.

이후 분만해줄 원장님이 들어가시고 내부에서는 간호사들이 산모 배를 누르며 도와주는듯한 소리가 몇번 들린 후 기적같은 아기 울음 소리가 들렸다.

23:54
산달이 다 차도 그렇게 엄마 뱃속에서 놀며 내려오기 싫어하던 그 심쿵이가 드디어 밖으로 나와 세상 공기를 마시며 터지는 울음소리가 들렸다. 잠시후 문이 열리더니 보호자 들어오라고 하고 라텍스 장갑을 낀 손에 가위를 쥐어주며 탯줄을 자르게 했다.

주위사람 다 들으라는듯 울던 심쿵이는 이후에 엄마 가슴 위로 올려지고 엄마 심장소리를 듣더니 언제 울었냐는 듯 조용해졌다. 뱃속에서 40주를 들었던 그 소리가 들리니 안정이 되나보다.

그렇게 심쿵이는 40주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닌 딱 40주가 되는 날 밤 11시 54분 태어났다. 어찌보면 이름과 참 걸맞는 출산이 아닐까 싶다. 태명 ‘심쿵’ 예상치도 못하게 엄마 아빠를 ‘심쿵’하게 만들며 다가온 이 아이는 이제 ‘부족하지 않고 그렇다고 과 하지도 않은’ 사람이 되란 뜻으로 ‘소담’ 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2017.02.09. 출산 이후 그 간의 이야기.

자연분만한 덕분에 소담이 엄마는 출산 다음날부터 바로 병원에서 주는 일반식을 먹기 시작했다. 출산을 딱 하고나니 그간 있었던 아픈게 싹 사라졌단 이야기를 하더라.. 지독한 통증을 겪고 난 뒤라 다른 통증은 통증으로 생각이 되지 않는건지는 모르겠지만 회진 도는 원장님이 얼굴을 보더니 여기 입원해있는 다른 산모들보다 안색이 훨씬 좋단다.

그렇게 컨디션을 회복하고 출산 이틀뒤인 토요일 조리원으로 옮겼다. 같은 병원건물에 있어 소담이는 직원분들이 알아서 옮겨주었다. 입원실에 있는 동안에는 주변 사람들의 면회가 자유로운 반면에 조리원은 보호자 1인을 제외하면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는 제약이 있다. 아마 교차감염을 줄이고자 외부인 접촉을 최소화 하기 위한 조치가 아닐까 싶다.

대신에 조리원 신생아실 신생아 배치는 전면 유리를 따라 배치를 해두어서, 보고싶을때 가서 보여달라고 요청해야하는 입원병동 신생아실과는 달리 보고싶을땐 바로 가서 직접 볼수 있는게 달랐다. 덕분에 퇴근후 조리원을 가면 원없이 (수유하거나 기저귀를 갈거나 할때는 힘들지만) 볼 수 있다.

이렇게 원하면 창 너머로 얼마든지 볼수있다

이제 고민거리는 ‘모유’ 가 된거 같다. 출산후 처음엔 모유가 잘 나오지 않는단다. 그래서 아이에게 엄마 가슴을 직접 물려 모유를 먹도록 유도해야 모유도 잘 나오고 아이도 모유에 적응을 하게 되는데 애가 너무 보채면 모유대신 분유를 먹게 하니 생존에 관한거라 그런지 요녀석이 엄마 가슴은 잘 안나오고 젖병은 쉽게 나온다는걸 알았나보다. (이런건 안닮아도 되는데..) 수유연락 받고 가서 물려보면 몇번 빨아보다가 뱉고 울어버린단다. =_=.. 그래서 어쩔수 없이 젖병에 분유를 타서 먹이고 오곤 하는데 이게 엄마 입장에서는 초조하고 난감한 상황이 되어 버리는듯..

그래도 처음에 비해서 유축을 해보면 나오는 양이 서서히 많아지는듯 하다. 얼마전까진 유축하면 병 바닥에 찰랑거리는 수준에서 이젠 그 수위가 조금씩 올라오고 있단다. 마사지도 받아보고 하고있는데 이부분은 좀 지나면 해결이 되지 않을까 싶다. 🙂

이 일기를 얼마나 자주 얼마나 꾸준히 쓸진 모르겠지만 이젠 육아기를 써야할듯 하지 않을까.. 앞으로는 심쿵이일기가 아닌 소담이일기로.. 탈 없이 무럭무럭 건강하게만 자랐으면 좋겠다. 이 바램도 시간이 지나면서 욕심처럼 한두가지씩 더 붙을지는 모르겠지만..^^;

건강하자 소담아 🙂

40주차 심쿵이

17.1.7 병원방문. (36주차)
1년이 금세 또 지나 17년이 되었고 새해 첫 병원방문이었다. 막달 검사를 한다고 해선지 대기시간(나만)이 꽤 길었다. 짝궁은 그 사이 태동검사도 하고 이것저것 하느라 분주했다.

초음파를 찍어 보니 심쿵이가 엄마 척추쪽을 바라보고 있어 잘 찍히지 않는듯 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심쿵이 발육은 평균보다 큰 상태.. BPD/AC/FL이 9.32/32.75/6.86으로 몸무게 2.9kg추정. 전체적으로 1월 말쯤으로 예정일이 잡혀 나오곤 했다.

이제부터 매 주 병원 방문하기로 했다. 출산예정일이 한달 앞으로 다가오기도 했고 이제부턴 언제 출산해도 이상하지 않을 시기라 그런듯 하다.

심쿵이가 슬슬 바깥세상으로 나올 준비를 하는건지 짝궁의 치골통이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머리가 골반근처로 내려가면서 그쪽 뼈들이 슬슬 늘어나고 있는듯..

1.13 병원방문. (37주차)
14일 처 고종사촌의 결혼이 있어 전날 병원에 들렸다. 오후 반차를 쓰고 병원 시간을 예약하고 가니 그나마 대기는 좀 덜한듯 하긴 하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기다리는건 어쩔 수 없나보다 ㅎㅎ

여전히 열심히 자라주어 BPD/AC/FL은 9.25/33.46/6.96 몸무게는 3.1kg가량으로 추정된다. BPD가 지난주보다 작아졌는데 이건 측정 오차인가 싶다. 이날은 오똑한 콧대를 오롯이 보여주었다. 더불어 메롱 하는 혀까지.. 🙂

치골통은 점점 더 심해져서 장시간 걷는게 부담스러울 정도. 막달검사 결과 비타민D가 낮다고 해서 비타민제를 복용하기로 했다. 칼슘과 함께 골다공증에 관여하는 요소인데 너무 실내생활만 해서 그랬나 싶기도 하다. 그 부분을 빼면 나머지는 다 괜찮다고 한다.

부쩍 자궁수축도 잦아지고 가진통 스러운 진통이 있다고 이야기를 한다. 왠지 분위기상 초음파 결과 상으로도 설때 부랴부랴 병원 가야 하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싶기도..

1.21 병원방문. (38주차)
설 전 병원방문이다. 사람들이야 뭐 여전히 많았고.. 아직까진 이렇다할 출산 징후가 보이진 않고 있어서 뭐 그냥저냥 진료를 봤다.

BPD/AC/FL은 9.37/34.66/7.31로 3.4kg추정. 이정도 자라는건 정상치라고 말씀주신다. 순간 잘못들었나 싶었는데.. 정상치 란다. 항상 조금 크다 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심쿵이가 출산임박하니 크는걸 좀 쉬려는건지 생각보단 덜 컸다. 몸무게가 좀 걸리긴 하지만.. 정상이라니 짝궁은 ‘무난하게 진통와서 자연출산 하겠구나’ 싶어하는거 같다.

다음번 진료는 설 연휴 지난 31일.. 설 연휴에 혹시나 징후가 보이면 입원실엔 당직중인 인원이 있으니 언제든 와서 입원하라고 하신다. 정말 출산이 가까워지긴 했나보다. 하긴 그렇지 않아도 부쩍 치골통을 호소하기도 하고 자궁수축의 빈도 그리고 강도도 점점 강해지는듯 하다. 다음번 진료시 내진 한다고 한다. 보면서 유도분만을 해볼지 자연 진통을 기다릴지 정하신단다.

근데 출산 임박하면 태동은 많이 약해져서 잠잠하다던데.. 왜 이리 활발한지 모르겠다 ㅎ

1.31 병원방문. (40주차)
설 연휴 무사히 지내고 병원진료를 받았다. 생각대로 급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연휴 전날 날이 좋아서 산책도 했고 설 전날엔 처가에도 갔으며 설날엔 세배도 다녔다. (물론 절은 못하긴 했지만) 그런데 왠걸.. 이녀석 열흘 남짓 되는 사이에 또다시 폭풍성장을 했다;; BPD/AC/FL이 9.59/35.89/7.28로 3.7kg 추정…

초음파 보시던 선생님도 ‘어? 음..‘ 이러신다ㅎㅎ 일단 배위에서 초음파를 보고 내진을 위해 나는 일시 퇴장. 내진을 해보니 골반은 중간정도는 된다고 하는데 달력을 보고 고민하시더니 결정을 하라고 하신다. 이 결정은 언제 입원할지.. 예정일인 2월 2일 아니면 조금 더 기다려 봐서 2월 6일 두 날짜중에서 결정 하라는데..

일단은 출산 당사자가 결정을 해야할거 같아서 짝궁에게 넘겼더니 고민한다. 그러다가 조심스럽게 ‘2일로 할까?‘ 라고 말을 건네왔다. 나도 같은 생각. 4일 더 기다려봐야 심쿵이가 더 크기밖에 더 하겠냐 라는 생각이었다. (지금도 충분히 크기때문에..)

2일 오전 9시 입원해서 유도제 맞기로 결정을 했다. 가급적이면 수술을 하지 않고 싶어하긴 했는데 결과가 어찌될지는 아직 모르겠다. 자연진통 보다는 수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들 하긴 하는데 뭐 사실 그게 어쩔 수 없는게 유도분만은 자연진통이 없으니까 인위적으로 유도를 해 내는거 아닌가.. 인위적이다보니 사람 몸이라는게 맘처럼 되지 않다보니 유도가 잘 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그러면 수술로 이어지는게 아닌가 싶다.

자연진통으로 자연스럽게 출산하는게 좋기는 하지만 흠.. 글쎄 아이는 점점 크는데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어쩔수 없는 선택이지 싶다. 임신 주수에 맞는 유도분만이기도 하니 너무 부담 갖고 생각할건 아니라 본다.

아 그러고보니 이번엔 사진이 없네..ㅎㅎ 심쿵이가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고 했는데 아마 그래서 없나보다. 이제 곧 바깥공기를 마시며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실감이 나는지 마음이 싱숭생숭 하다는데 이게 무슨 감정인지 잘 모르겠단다. 불과 3주전 친척들이 무섭지 않냐는 물음에도 별 생각 안난다고 했었는데.. 입원 날짜가 잡히고 보니 이제 막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듯 하다.

별 탈 없이 잘 될거라 생각한다. 이 글을 쓰는 지금 D-1이다. 아무쪼록 엄마 심쿵이 둘 다 건강하게 서로 만나길 바래본다.

34주차 심쿵이

12.23 병원방문
다음날이 크리스마스 이브라 그런지 유난히 병원이 복잡했다. 사람도 많고 대기시간도 꽤 길었다. 뭐 별 다른 이야기는 없었고 심쿵이 보러 바로 들어갔다.

이제 지도 슬슬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할때인 것을 알았는지 엄마 등을 바라보며 거꾸로 딱 자리 잡고있었다. ‘아.. 이제 당분간 초음파로 얼굴을 보기가 힘들겠구나’ 했다. 아쉽긴 했지만 인증샷은 아빠 닮은 상완 인증샷 ㅎㅎ 실제로는 조그마할텐데 사진으로 보니 우람해보인다. 진짜 운동 시킬까..

신체 치수는 BPD 8.98 AC 31.37 FL 6.46 2.5kg 이다. BPD 기준으로는 예정일이 2주가량 빠르고 AC나 FL, EFW로는 1주가량 빠르다. 2주전 2kg대였던걸 보면 2주사이 폭풍성장 한셈.. 이 추세면 다음 병원 왔을땐 3kg가 되어있을거 같다 -.-;;

다음 방문할때 막달 검사를 하자신다. 다음 방문즈음 부터는 언제 출산해도 이상하지 않을 시기라며 슬슬 출산준비를 하라는 암시를 주시는듯 하다. 사실상 다음 방문이 36주차.. 9개월 넘어 10개월에 접어들때니 그렇긴 하겠다.

요사이 자면서 부쩍 다리에 쥐도 잘나고 속쓰림을 호소한다. 그와 더불어 심쿵이의 태동은 끊이지를 않는듯.. 출산이 다가오면 태동이 줄어든댔는데… 이걸 보면 아직 출산 임박이 아닌건가?? 너무 씩씩하게 태동한다고 아픔에 몸서리를 치는중.. 가끔 배 밖으로 불룩 하고 발이나 손같은게 느껴지는데 그런게 만져질때마다 귀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잠자는것도 어떤 자세를 해도 불편하고 게다가 밤에 잠도 잘 못자고.. 그나마 일을 안다니니 졸릴때 아무때라도 잘 수 있다는게 다행이라면 다행..

이제 슬슬 육아용품들 정리를 하고있는데 주변에서 이것저것 챙겨줘서 몸둘바를 모르겠다.. 지인들이 쓰던거 물려주는 물품들도 있고 심지어는 새걸 사서 보내주기도 한다.. 허허 ‘이거 받으면 뭘 얼마나 또 해야할지’ 라는 생각을 심쿵이 엄마가 하곤 하는데.. 흠 그건 일단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베이비 페어를 한대서 겸사겸사 카시트도 살펴보고 하려고 나가 봤는데 살만한 물건들은 딱히 없었던지 손수건 10장 사고 끝냈다. 카시트도 심쿵이 엄마가 눈여겨 봤던 브랜드가 안나와서 그런가보다 하고있었는데.. 카시트 판매하는 분들 이야기를 듣고 선택 기준이 살짝 바뀌었다. 카시트가 회전이 되는게 있던데.. 엄마가 옆에 앉고 회전 카시트를 쓰면 애를 차안에서 돌보는데 수월하다는것. 가격은 생각했던 것 보다는 비싼거 같던데.. 어차피 카시트는 다른 물건들이랑은 달리 한번 사면 비교적 오래 쓰는거기 때문에 가격 크게 신경 쓰지 않고 편하고 좋은걸로 사라 이야기를 했다.

1월이 되니 이제 나는 ‘출산 당직’ 체제로 들어갔다. 뭐 거창하게 당직이라고는 했지만 우스개 소리로 ‘5분 대기조’ 라고 부르기도.. 첫 임신이라 더 불안한거 같긴 하지만.. 어떤 돌발 상황이 어떻게 올 지 몰라서 여차 하면 바로 병원으로 갈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것. 심쿵이 엄마는 출산가방을 준비했고 나는 퇴근후 바로 집으로.. 운전을 해야하니 술 약속은 물론 집에서 혼술도 금지상태다. 길면 한달정도 이생활을 하겠지 아마.. 짝궁도 하루에도 몇번씩 ‘빨리 출산 했으면…’ 과 ‘그래도 40주는 다 채워 나왔으면…’ 두가지 생각이 왔다갔다 한단다. 근데 뭐.. 그게 맘처럼 되나 ㅎㅎ

출산임박과 더불어 이름을 고민하는 중인데.. 한글 이름중 ‘안’씨와 어울리면서 발음하기가 쉬운 좋은 이름을 고르려고 보니 마땅한 이름이 많지 않아 걱정이다. 별 이 들어간 이름은 은별(이건 한자가 들어가긴 하지만..) 샛별 한별 정도인데 맘에 드는건 샛별 한별 그치만 한별은 안씨가 들어가면 발음이 애매하다 ㅡ.ㅡ; 그 외에 다른 후보 이름들도 있는데 이건 당분간 좀 더 고민 해봐야겠다 ㅎ

준비 한다고 이것저것 챙기고 사고 하긴 하는데도 뭔가 애매하다 싶은 느낌이 든다.. 그치만 뭐 처음에 완벽하게 준비할 수 있는건 아니니 출산하고 차츰 구비하면 되겠다 싶다. 건강하게만 나와다오!

32주차 심쿵이

12.10 병원방문
역시나 토요일 방문이라 그런지 대기 인원이 제법 많아보였다. 우리도 나름 서두른다고 오전 9시경에 집에서 출발했는데.. 이분들은 도대체 언제 온건가 싶을정도.. 무튼 차례가 올때까지 기다리고 진료를 받았다. 간단한 문진후 초음파를 보러 들어갔다.

이리 저리 살펴보는데 건강히 잘 크고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열흘 정도 빠르다던데.. 이정도는 괜찮은 수준이라고 ㅎㅎ 하긴.. 안크는것보단 잘 크는게 차라리 낫지 않겠나 싶다. 신체 수치들은 BPD 8.29 AC 28.62 FL 6.18로 추정 무게가 2,026g이 되었다. 2주전보다 300그람가량 는셈이다.

요새 활발히 태동하더만 이젠 제법 얼굴도 잘 보여준다. 나와 봐야 알겠지만 사진상으로는 콧대가 예술이다 ㅎㅎ 얼굴에 가져다 댄건 손 아마 엄지인듯 한데 초음파를 보니 손가락을 빠는듯한 동작을 쉴 새 없이 했다. 딸국질 무지하게 자주 하더만.. 8주 뒤 자가호흡을 위한 연습을 엄청 열심히 하는듯 하다.

이젠 집에서 청진기로도 우렁찬 심장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며칠전 간만에 심장소리나 들어봐야겠다며 청진기를 꺼내서 청진했는데 예전에는 멀리서 맥동음이 희미하게 들렸다면 지금은 마치 내 심장을 찍어 듣는것마냥 우렁차다. 이렇게 잘 있구나 라는 느낌도 들고..

이제 슬슬 용품들이 집으로 배송되기 시작한다. 뭐가 필요하더라 라는 이야기들 많은데 그 중에 뭘 사야할지도 모르겠고..ㅎㅎ 키워가면서 필요한건 그때 구비하기로 했다. 고맙게도 빌라 아랫층 사는 이웃이 이것저것 챙겨주셔서 좋은거 같다. 올해 돌이 지난 애니까 심쿵이랑은 우리나라 나이로는 두살터울.. 개월수로 치면 19개월정도? 유모차며 이것저것 챙겨주시던데.. 고마움의 표시로 비싼건 아니나 처가의 귤을 산지배송 해드렸다 🙂

몸집이 커져감에 따라 엄마 뱃속 공간이 충분치 않은지 태동을 할때마다 밖에서 보일정도로 들썩들썩 한다. 더불어 짝궁의 고통도 함께.. ㅎㅎ 움직이면서 방광도 건드리고 위도 건드리고 여기저기 건드려지나 보다. 책을 보니 이것도 좀 지나면 아기가 아래로 내려가면서 나아질거라고는 하더라.. 심쿵이엄마 조금만 참어~

이제 정말 조심하며 살아야할 나날이 다가오는거 같아 조금 걱정이긴 하나.. 나중에 별 탈 없이 심쿵이와 잘 만나게 되길 기다려야 하겠다. 그나저나 심쿵이 이름은 뭐로 한담..?

30주차 심쿵이

11.26 병원방문
이번주 부터는 토요일 진료를 받기로 했다. 임신기간 내내 병원 방문은 부부가 함께 하기로 하다보니 아무래도 매주 금요일 진료는 조금 부담스럽기때문.. 앞으로는 2주마다 병원 방문을 하게 될 텐데 한달에 두번 평일 방문은 회사 다니며 가긴 좀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고로 이번부턴 토요일 오전 일찍 가기로 했는데 역시나 대기 인원이 좀 있어보였다.. 그래도 평일 오후수준인듯..

차례가 되어 진료실에 들어갔고 초음파를 보러 들어갔는데 밖에서 의사선생님이 한마디 하신다. ‘어! 임당이었네?’ ㅎㅎ 애둘러 그땐 괜찮았다고 했다고 이야기 했는데 혈당 관리 하고 있냐고 물어보신다.. 저번에 먹는거 좀 조심하고 운동하는걸로 관리 하라고 했다고 말을 하니 그래도 혹시 모르니 혈당기 구입해서 체크 하란다..ㅎㅎ 덕분에 진료후 혈당기 구매 확정.

초음파를 보는데 이녀석… 폭풍성장 했다. 많이 컸다고 직접적으로 이야기는 하지 않았는데 BPD(머리둘레)가 8cm대 AC(배둘레)가 28cm에 육박하고 FL(넓적다리 길이)이 6cm에 가깝다.. 추정 몸무게는 1792g.. 거진 1.8kg이다. 30주차 보통 1.5kg인걸 감안한다면 평균 이상인셈.. 덕분에 초음파 EDD(출산 예정일)가 1월 20일 근처로 원래 예정일보다 2주 앞선다.. 짝궁은 체중이 무지 불어서 유도분만 해야하는거 아니냐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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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녀석 30주만에 얼굴 정면을 보여준다 ㅎㅎ 사진 찍는줄 알았는지 손가락도 사진촬영모드로 v를 해주는 모습이다. 의사선생님이 슥 보더니 아빠 닮았단다. 아빠 닮았단 말에 짝궁은 내심 서운한 모습이었다. 전달 초음파에서는 본인 닮았다며.. 폭풍 성장하더니 얼굴이 빵떡 되가지고 아빠 닮았다나 뭐라나… 근데 내가 봐도 코나 입매는 나 닮긴 했다 ㅋㅋ 어쩌냐.. 내딸인데..

진료중 배 당기는 현상에 대해서 여쭤봤는데 이제 ‘가진통’ 과 ‘진짜 진통’ 을 잘 알아둬야 한다고 한다. 음? 물어본건 당김인데.. 뭐 무튼. 가진통은 일시적으로 왔다가 사라지지만 이게 주기성을 갖고 왔다 갔다 한다면 병원에 무조건 와야한단다.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게 진통 즉 통증이 왔을때 이야기인지.. 아니면 흔히 말하는 배당김 배뭉침이 그래도 마찬가진건지는.. 다음번 병원 갈때 한번 여쭤봐야겠다.

진료를 마치고 약국서 혈당기 구입을 했다. 뭐 내가 생각해도 굳이 살거까지 없을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관리 하랬으니 샀다. 근데 뭐 예상대로 혈당치는 매번 정상이다. 가족력이 있어 혹시나 하고 나도 측정해 봤는데.. 그럼 그렇지 혈당이 높을리가 없다. 과신 하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주기적으로 근력운동도 하고있어서 비록 비만 체형이긴 하지만 혈당은 아직 때가 아니라 생각한다. (그래도 건강 관리는 해야지..-_-)

이제 본격적으로 출산 준비를 해야할 시기. 스트레스 관리도 관리인데 이제 겨울 한파가 예상되는 시점이라 짝궁이 출근은 무리라 판단했다. 혹자는 출산휴가는 몰라도 어차피 회사가 휴직급여 내는것도 아닌데.. 육아휴직은 받고 그만두는게 이득이지 않느냐 라는 이야기도 하던데.. 짝궁은 이제는 더이상 회사랑 엮이는걸 내켜하지 않았다. 혼자 업무독박을 하는 특성상 확실하게 정리하지 않으면 그 굴레에서 벗어날수 없다는 이야기.. 뭐 사실 나도 상당부분 동의한다. 임신한 기간동안 상당부분 편의를 봐준것은 고마운 일이긴 하지만 이제 곧 산달이 코앞인데다 1년은 직접 육아 하기를 바라는 점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업무랑 동떨어져서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을 보낼 수 없는 현실에서는 그냥 깔끔하게 퇴사하는게 낫지 않나 싶다. 뭐 물론 휴가기간동안의 급여나 육아휴직 급여는 아쉽긴 하지만 그것과 스트레스가 덜한것을 트레이드 오프 했다고 생각하면 그리 아까운건 아니다.

뭐 내가 열심히 일하면 되지..ㅎㅎ

덕분에 다음번 병원 방문날짜 까지는 친정에서 요양중이다. 집에 혼자 독수공방 하는 것 보다야 친정 내려가서 과수원도 다니고 장모님이랑 쇼핑도 다니고 그러는게 좋을거 같아서 보냈다. (아 물론 내게도 일종의 휴가 비슷한것도 없지않아 있다) 12월 이번달만 잘 보내면 아마 1월달에는 심쿵이를 직접 만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때까지 건강하게 엄마 뱃속에서 잘 자라기를..

26주차 심쿵이

여행기에 이어 심쿵이 일기를 남겨둔다.

안좋은 일이 있었기도 해서 여행 가는 일에 대해서 우려하는 이야기도 없지는 않았지만 병원에서 이야기 해줄때도 무리 없다고 했었고 컨디션도 괜찮아 다녀왔고 그 후 병원 방문을 했다. 이번에는 정밀초음파와 임신 당뇨검사를 하기로 했다.

10.28 병원방문
당 검사를 위해 아침 공복을 유지하고 지난번 방문때 받은 ‘김빠진 환타’맛 시약을 마시고 병원 방문을 했다. 아마 단순히 공복 혈당을 측정하는게 아니고 공복후 당이 들어갔을때 당 부하가 얼만큼 걸리는지를 보는거 같았다. 특정 범위 내의 수치면 정상 그 선을 넘어가면 재검이 뜬다. 검사는 일반 혈당을 측정하듯 손가락에 사혈침으로 피를 내서 테스트 지에 묻혀 기계로 측정하는듯. 일단 결과부터 이야기하면 ‘재검’ 이 나왔다.

여행가서 먹은것도 있고 최근 과일을 좀 먹긴 했지만 몸무게도 좀 늘긴 했어도 크게 늘지 않았고 남들이 보기에도 배를 보지 않으면 임신했다는 사실을 모를정도라고 부기가 없는 편이었는데 혈당치가 나와서 조금 놀랐다. 짝궁은 많이 놀란 상태..ㅋ 가족력에 당뇨도 없었던지라 더 그런듯.. 다음날인 29일에 재검을 해보자 하고 초음파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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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궁은 초음파 사진을 보고 맨날 손을 올린다고 투덜투덜 댔다. 저게 편한 자세거나 아니면 놀다가 찍힌걸지도.. 나는 우스개 소리로 오른팔을 가드로 올렸으니 분명히 사우스포(복싱에서 왼손잡이를 이르는 말)일거라 이야기를 했다. 사우스포 복서라.. 정말 밀리언달러 베이비로 키워볼까? ㅎㅎ

무튼 정밀 초음파를 본 결과 팔 다리는 좀 긴편 그 외는 평균치란다.
bpd가 6.61cm hc는 25.13cm로 머리크기를 알수 있고, ac는 22.24cm fl이 4.94cm 으로 무게가 974g이었다. 좀 더 본 수치로 hl(팔길이)가 4.43cm ulna(요골), tib(척골)이 각각 4.36cm, 4.48cm이 나왔다. 팔다리 나올때 예정일이 1월 말로 나오는걸로 봐선 좀 긴편이 맞나보다..

그 외에 소뇌등의 발달 상황을 봤고 심방중격은 잘 있는지 (이게 잘못되면 선천성 심장병인 심방중격결손증이 된다 좌심실 우심실의 피가 섞여 버림) 윗 입술(구순구개열)에 문제는 없는지 확인후 진찰은 끝났다.

조금 걱정되는건 임신당뇨인데.. 재검이 만만치가 않았다. 전날 밤부터 금식 후 병원가서 공복 혈당을 재고 시약 두병을 먹고 1차 2차 3차 채혈을 해서 세번 이상 정상수치가 나오지 않으면 임신성 당뇨 확진 판정을 받고 내과 진료를 받아야 한단다. 별일 없을거라고 안심을 시키고 토요일 다시 병원을 찾았다.

10.29 병원방문
떨리는 맘으로 (짝궁이..) 병원문을 들어가 검사를 받았다. 이게 힘든점이 각 검사사이 텀이 한시간이 된다. 즉, 도착해서 혈당을 보고 약먹고 한시간뒤 1차 그리고 한시간뒤 2차 그리고 마지막 한시간뒤 3차를 보고 판단한단다. 세시간을 병원에서 보내는 셈.. 초조하고 지루한 와중에 담당의분이 과로를 하셨는지 손님은 많은데 줄어들 생각을 안하더라.. 담당하시는 원장님이 과로로 수액맞고 있다고.. 다른분께 진료를 받거나 혹은 기다리거나.. 아니면 다음에 받으라니 이날 진료를 포기하고 나가는 분들도 꽤 있었다. 원래 의사가 한분이었다가 최근에 한분 더 들어오셨는데.. 분만도 하고 하는지라 혼자서 꾸려왔다고 보니 과로 할만 하지 싶었다. 보통 그러면 분위기가 안좋을 법도 하지만 분위기는 나름 화기애애..ㅎ

총 네번 검사를 하고 시간보내고 하니 결과는 다행스럽게도 정상. 간단한 문진 형태로 진찰도 했는데 이제 서서히 임신 말기로 가고 있으니 식단 관리를 좀 해야할거라 듣고 나왔다. 식단관리보다도 일단은 정상 판정을 받아서 맘이 좀 놓였다 🙂 무엇보다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되기에..

그렇게 또 진료가 지나갔고 심쿵이도 부쩍 커 감을 느낀다. 내가 크게 느끼는건 없지만.. 이녀석 호흡연습 한답시고 양수를 머금었다가 딸국질도 하고 태동도 그 어느때보다 크게 한다. 간혹 태동때문에 갈비뼈가 나가는 산모가 있다던데 이게 사실인가보다.. 짝궁이 있다가 헉 하고 단발의 비명을 지르는 경우가 종종 있는걸 보면… 자궁도 많이 커서 그런지 숨도 부쩍 차 보인다.

무엇보다도 이시기 힘든점은 바로 불면증.. 최근 일주일간은 제대로 자 본 날이 없을정도로 힘들어 했다. 맨 정신으로 밤을 보내는데 배는 고파오고.. 오밤중에 뭔가 먹는다는게 부담스러워 먹진 못하겠고.. 잠은 안오고.. 사람이 퀭 해지더라.. 다행이 요 근래 하루이틀은 조금 나아진편.. 낮에 잠이 오면 평소엔 한시간쯤 재우고 깨우는데 요새는 깨우지 않는다. 차라리 그럴때라도 자는게 좀 낫겠다 판단한것이다.

이제 슬슬 심쿵이를 맞이 할 준비를 해야할 때.. 짝궁은 필요한 물품 리스트를 뽑아왔고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놓고 병원 가서 필요한것들은 가방에 넣어둬서 언제든 들고 갈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해야 할듯 하다. (이걸 출산가방이라 하나보다)

맞이 할 준비중 하나로 욕실 줄눈 코팅 시공을 직접 해봤는데 역시나.. 전문가에게 공임을 주고 맡기는데는 다 이유가 있나보다.. 작업할때 어려움은 둘째치고 ‘초보도 할수있는’ 이래서 했는데 어느 부위는 줄눈제가 비고 어느부위는 넘치고 타일에 묻고 난리가 났다… 판매처 Q&A를 보니 묻은 줄눈제는 완전히 굳기 전 조금 말랑말랑 해있을때 칼로 제거를 해야한단다.. 칼로 제거하는것도 정도껏이지.. 이건 뭐 거의 전방위적으로 묻은걸 어느세월에..? ㅎ 그게 아니라면 에폭시 리무버를 가져다가 닦아내야 한다는데 잘못 흐르면 시공된 줄눈도 지워질것 같고 게다가 유기용매제라 냄새도 좋지 않을거 같아 미루는중이다.. 샤워하기전 좀 날카로운 헤라 같은걸로 긁어내고 있는데 아무래도 심쿵이 출산 후 짝궁 몸조리 할때 싹 걷어내고 다시 할까 싶다.. (아 이거 비밀인데 -_-)

이제 앞으로 빠르면 두달 늦어도 두달 보름뒤면 심쿵이가 나오는데 아무쪼록 그때까지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심쿵이를 만나게 되었으면 좋겠다.

더불어 어서 푸른 기와집에 뻐팅기고 있는 누구도 얼른 내려오고 이 기회에 이나라에 빌붙어 피를 쪽쪽 빨아먹는 도둑놈들 다 청산했으면 좋겠다. 심쿵이가 이나라에서 살땐 그래도 지금보다 공정하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였으면…

22주차 심쿵이

어떻게 지나간지도 모를 9월이 지나갔다. 양가 집안에 일이 하나씩 생기는 바람에 정말 폭풍이 몰아치듯 추석과 함께 지나간 듯 하다. 심쿵이 엄마도 마음을 많이 추스린듯 하다. 물론 걱정이야 많이 하겠다만…

09.30. 병원방문
한달이 또 지나 병원 진료를 받았다. 근데 왠걸? 지난번 듣기론 이번에 정밀초음파를 해보자고 하셨는데 다음번에 정밀초음파와 임신당뇨 검사를 하자신다. 아무래도 초음파 보험적용건과 무관하지 않은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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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겨우 얼굴을 보여주더만 이번엔 도통 보여주질 않는다. 엄마 등과 혼연일체가 되어 겨우 팔만 찍었다. 비싸게 굴면 힘든데..ㅎㅎ

이날 측정한 치수는 BPD(머리 좌우길이) 5.42cm AC(복부 둘레) 19.2cm FL(넓적다리 길이) 4.03cm으로 추정 무게가 650g이 넘는다. 한달전 BPD 4cm AC 14cm FL 3cm인점을 감안한다면 잘 자라고 있는 셈이다.

별 다른 이야기는 없었고 10월 태교여행 가는거에 대해 물어봤을땐 노프라블럼. 괌은 치안도 비교적 잘되어있고 먹거리도 괜찮으며 응급시 병원도 괜찮은편이라 잘 다녀오라신다. 거기에 짝궁의 기침 증세를 물어봤더니 보통 감기로 인한 기침은 일주일이면 회복세를 보여야 정상이라며 정 이상하면 호흡기내과 진료를 받아볼것을 권해주셨다.

진료를 마치고 나와서 기침 진료를 받을 병원을 생각해보는데 내가 알고있는 내과들은 대부분들이 소화기내과다. 어디를 갈까 하다가 호흡기를 보는거라면 이비인후과도 나쁘지 않을거 같아 이비인후과를 갔다. 후두 내시경을 보더니 성대도 다 괜찮긴 한데 간혹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사람들은 위액이 성대까지 올라와서 그게 기침을 일으키고 가래를 만드는 원인이 될수 있단다. 약을 쓸 수도 있기는 한데 지금 상태에서 약은 글쎄..

수분 충분히 섭취하고 목에 이물감 있을때 ‘흠’ ‘흠’ 하는 것보단 물을 한잔 마셔주는게 좋단다. 그러기로 하고 진료 끝.

요새는 부쩍 허리가 아프다고 한다. 태아 무게가 600그람 가량이라면 그 주위를 싸고있는 양수랑 태반 등등 무게가 어림잡아도 3kg은 하지않을까 싶은데.. 대략 생수 큰병 두개 무게를 배에 항상 달고 다니니 허리가 아플만도 한듯. 저번까진 꼬리뼈가 아프더만 이젠 허리라며.. 차라리 꼬리뼈 아플때가 낫단다.

‘사람의 마음이란…’ ㅋㅋ

다시 꼬리뼈 아프면 차라리 허리 아플때가 좋았다고 할꺼라고 놀렸다 ㅎㅎ 이제 숨도 많이 차고 심쿵이가 태동하며 아랫배를 걷어차면 아프기까지 한단다. 엄마입장에서야 아프겠지만 어쩌리.. 건강하다는 증거일텐데 🙂

빌라 같은동 사는 주민들에게도 이제 심쿵아웃을 했다. 뭐 사실 동네방네 알리기도 그렇고 임신했어요 라고 이야기할 만한 타이밍을 보고있었는데 카톡 단체대화방에서 잡담하다가 그 타이밍이 왔다. 이때다 싶어 이야기했다.

아래층 사는 이웃이 심쿵이랑 두살터울이 될 집인데 고맙게도 출산/육아용품을 넘겨주신단다. 본의아니게 유모차를 득템했다 ㅎㅎ 커밍아웃 하길 잘했는데~? 중고라 조심스럽게 이야기 하시던데 나는 중고 신품 안가린다 ㅎㅎ 잘 사용하기만 하면 되는거라 완전 대환영!

10.13. 설마 심쿵이 심장소리?
저녁먹고 들어와서 씻고있는데 밖에서 나를 부른다. ‘뭐지?’ 이러고 대답했는데 청진기로 심쿵이 심장소리를 들었다는것. 오~ 이러고 나도 씻고 들어봐야겠다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태동할때 아빠 손만 올라가면 얌전해지는 심쿵이 역시나 아빠 손에 쥔 청진기가 배위에 올라가니 저만치 도망갔나보다 ㅎㅎ 발로 툭툭 차기는 하는데 심장소린 안들린다. 짝궁이 묘사한걸 보니 심장소리는 맞는거 같은데 두번 들었단다. 요녀석이 도망가봐야 어딜 도망가겠나.. 더 커지면 들릴테니까 그때 듣지뭐..

이제 남은건 내일(15일) 출발하는 괌 태교여행. 항공 숙박 교통(렌트) 정도 해결하고 간다. 계획? 검색 엄청 해보긴 했는데 모르겠다.. 신혼여행때 마냥 그냥 그때그때 찾아서 가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휴양진데 뭐.. 아무것도 안하고 호텔에서 놀기만 해도 좋을거 같다. ㅎㅎ

그러고나면 나는 한달간 안식휴가. 사실 휴가비도 태교여행비로 들어갔고 혼자 할만한게 있기야 하겠냐만 일단 생각 해 둔건 하루 이틀정도 홀로(혹은 같이) 캠핑가보기. 날좋고 달없을땐 취미생활하기 정도? 그동안 못봤던 주변사람들도 한번 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쉬었던 운동도 다시 시작하는 안식휴가가 될듯 하다. 🙂

18주차 심쿵이 일기

08.19 16주차 태동
언제부턴가 슬쩍 이야기를 하던게 배에서 뭔가 툭 하고 느껴졌단다. 짝궁은 ‘이게 태동인건가?’ 라는 이야기로 운을 떼어 보려다 ‘에이 첫 임신은 태동이 와도 잘 못느낀대. 그리고 아직 태동이라기엔 시기가 일러’ 라면서 태동이 아닌 다른거 같다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내심 태동이라는 기대감을 지우지 못하는 눈치였다. 나는 그 기대감에 부흥하여 ‘심쿵이가 활달해서 그런거야. 뱃속에서 싸커킥 했나보지’ 라고 이야기를 했더니 부정을 하진 않더라…

다음날 출근해서 일하는 와중. 사실 짝궁은 전날 두통때문에 낮잠을 길게 자버려서 밤잠을 설친상태. 컨디션이 좋은 상황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방금 또 느껴졌다며 카톡을 보내왔다.

꿀렁거린다는걸 보니 몸을 움직였나 싶다. 자면서 꿈을 꾸며 뒤척이는건지..ㅎㅎ 아무튼 임신 16주차에 딱 맞춰 태동을 느끼니 짝궁도 컨디션이 안좋음에도 불구하고 기분만은 좋나보다 🙂

08.31 청진기 구매
태동은 꾸준히 있는 상황. 하지만 어제 가족에게 안좋은 일이 생겨 짝궁이 이래저래 심적으로 힘들어 하고있었다. 슬픔과 함께 ‘훗날 우리도 저러면 어쩌지’ 하는 불안함이 함께 있나보다.

태동 말고도 우리가 심쿵이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고 고민하던 와중에 문득 든 생각이 바로 ‘청진기’ 였다. 요샌 스마트 청진기 라고 해서 블루투스로 연결이 되고 청진기의 다이아프램(아마도 센서 겠지만..)을 통해 들어오는 신호를 핸드폰과 연동해서 이런 저런 정보를 주는 기기가 있는듯 하다.

스마트한 기기라 편의성은 좋겠지만 다양한 소리를 담지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좀 오버 스럽긴 하지만) 일반 청진기를 구매 하기로 했다. 사실 오버 하는김에 심혈관용인 리트만 카디올로지 시리즈를 살까 했는데 정말 이건 오버인듯 해서 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 및 간호사들이 많이 사용한다는 리트만 클래식2로 결정했다. (이정도면 스마트 청진기보다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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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보니 아직 심장소리는 내가 찾지를 못하는건지 아니면 심쿵이가 아직 어린건진 모르겠지만 듣지 못했다. 대신 양수속에서 헤엄치며 툭툭 건드리는 소리는 잘 들리더라. (뱃속 장기소리와는 사뭇 다르다)

09.02 병원방문
한달이 지나 병원 진료를 받았다. 집에 안좋은일이 겹쳐 짝궁이 많이 힘들어했는데 영향을 받지 않을까 내심 걱정을 조금 하긴 했었다. 18주차 심쿵이의 머리(BPD)는 4.13cm 배(AC)는 14.05cm 허벅지 뼈 길이(FL)는 2.79cm로 평균만큼 잘 자라고 있단다. 초음파를 보고 있을때 자고있었는지 저번달 만큼 움직임이 크진 않았다.

신체 기관들 척추나 늑골 간이나 신장같은 기관들을 보여줬다. 이제 슬슬 갖출것들은 다 갖춘 모양새다. 심장도 잘 뛰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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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가리고 있었는지 초음파로 살짝 깨워서 찍었다. 손을 이마에 대고 자는듯한 모습. 주변에 보여주니 대다수가 심쿵이 얼굴을 잘 알아보지 못하겠단다. 심지어 심쿵이 엄마마저도..ㅎㅎ 내가 봤을땐 딱 이마며 눈이며 코며 입이 보이는데.. 왠가 했더니 얼굴만 나온 사진이라는걸 몰랐다는것. 이 안에 태아의 몸 전체를 보려 했으니 당연히 그려지지 않을수밖에.. 16주차때 태동을 느꼈다니까 원장선생님이 무지 빠르다고 말씀주셨다. 예민해서? 아니면 지방층이 얇아서? 아님 심쿵이가 활발해서? 난 활발해서 라고 생각하련다.

다음번 방문은 4주후. 그땐 정밀초음파로 발달 상황을 하나하나 보기로 했다.

초음파를 보고 병원을 나서는데 곤히 자는걸 깨워 심통이 났는지 엄마 배를 크게 한번 툭 치고는 이후로 반응이 없었단다. 나 닮아서 뒤끝 오래가면 고생하는데…

주말에는 정우네 가족을 만나 저녁을 먹었다. 짝궁이 나 말고는 딱히 나가서 만날 사람이 있는것도 아니고 정우 엄마인 초희님도 비슷한 상황인지라 두 가족이 조금씩 어울려보면 좋을거 같아서 윤표님과 약속을 잡았던것. 애들 나이도 또래가 될거라 (한 일년 좀 더 차이나긴 한다) 함께 크면 괜찮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짝궁 컨디션이 괜찮을때 이렇게 주변 분들과 만나 식사하는 자리를 조금씩 가져보는것도 짝궁에게도 심쿵이에게도 좋은 일이 되지 않을까 싶다.

14주차 심쿵이 부쩍 컸다

최근들어 부쩍 두통이 많아지고 식사후 갑갑함을 호소하는게 많아졌다. 그러니 자연스레 입맛도 없어지는게 문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짝궁은 일주일간 친정행을 결심했다. 아마 옆에서 눈치보고 이것저것 챙겨주는 내가 좀 쉴 틈을 주기위함도 없지 않아 있는듯 했다. 뭐 어쨋든 결과적으로 매일 출근해야하고 아침 점심을 챙겨주지 못하는 나보단 장모님이 계시면서 반 강제적으로 아침 점심상을 차려주면 먹게는 되어있으니 그편이 짝궁을 위해서도 심쿵이를 위해서도 좋겠다 생각했다.

그렇게 친정을 가서 매 삼시세끼를 꼬박 챙겨먹고 오더니 얼굴 색이 확연히 달라져있었다. 장모님 파워를 또 다시금 한번 느끼며 14주 두번째 (공식)병원 방문을 했다.

8.5 초음파검사
첫 아이라 그런지 자꾸 궁금해하고 잘 크고 있는건지 어디 이상 있는건 아닌지 궁금해 하던 짝궁은 초음파를 보더니 안도를 한다. 잘 크고 있대니깐.. 뭘 걱정하고 그러는지. 이날 문진의 초점은 ‘기침’ 과 ‘두통’.

이것저것 검색을 해 봐도 그렇고 두통과 어지럼증은 산모의 피가 골반근처로 집중되어 상대적으로 머리쪽으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면서 생기는 어쩔수 없는 상황. 아니나 다를까.. 선생님도 동일한 소견을 주셨다. 정 아프면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먹는 방법 외에는… 최근 아세트아미노펜이 ADHD를 불러온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조금은 조심스럽긴 하지만.. 아직은 학계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지진 않은듯 하다. 조심해서 나쁠건 없지만 뭐 어쩌겠나..

심쿵이사진. 왼팔을 들어 인사하고있다

기침도 크게 문제가 될건 아니긴 하지만 기침을 크게하면 배가 당길수 있으니 약을 처방해 주신단다. 매일 먹을 필요는 없고 좀 심하다 싶을때 한번씩 복용하란다. 냉방을 자주 했냐는 이야기를 하시던데 글쎄.. 우린 냉방을 안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24시간 풀가동 한다거나 감기걸릴만큼 세게 해본적은 없는데.. 아무튼 기침은 왜 그런지 궁금하다 -_- 정말 감기일까? 임신을 하면 면역력이 좀 떨어지긴 한다던데..

뭐 여튼. 2차 기형아 검사를 위해 피도 뽑고 심쿵이도 잘 크고 있다는 말에 기분도 낼겸 유아용품 매장에서 아기들 신는 양말을 한켤레 샀다. 매번 주변분들 선물을 사기 위해 들렸던 매장인데 우리껄 사러 가니 기분이 묘하다. 물건들도 새로 보이고.. (가격도 새로보인다)

심쿵이 양말

‘우욱’ 하는 입덧은 확실히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냄새엔 좀 민감하고.. 그 좋아하던 튀김 냄새에 더 적극적으로 열렬히 반응한다. 속이 갑갑한건 매실차를 조금 권해봐야 할 듯 하다. 소화에 좋다니까는.. 그래도 이제 참기름 냄새에는 괜찮은지 최근에 김밥 한줄을 뚝딱 해치웠다. 먹고 갑갑해하긴 했지만..

뭐 여튼. 말복이 지난 지금까지 컨디션이 롤러코스터 타듯 오르락 내리락.. 그에 맞춰 감정도 오르락 내리락 중이지만 잘 버티고 있다. 그래도 어제는 집에서 손수 백숙까지 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항상 이랬음 좋겠는데..

그래도 “이제 슬슬 괜찮아 지려나 보다” 하고 지켜봐야 할 듯 하다. 뭐 .. 이러다 다시 또 컨디션이 안좋아지고 그러긴 하겠지만.. 그건 그때가서 해결하면 될거 같고.. 이제 슬슬 주변 분들 첫 돌을 지내네 마네 하는 이야기들이 들리기도 하면서 우린 벌써 내년 이맘쯤을 그려보고 있다 ㅎㅎ 육아전쟁을 치루겠지만 그건 뭐 그때가서 고민하고 내년 여름휴가를 풀장이 있는 곳으로 간다 만다 하는중.. 내년엔 그럴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