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여행 후기

그간 글이 뜸했다.

9월 30일 병원 방문 이후로 안식휴가를 써서 여행도 다녀오고 취미생활도 좀 즐기고 느긋한 생활을 하다보니 안그래도 뜸하던 블로그가 더 뜸했다. 써야지 하고 있다가 막상 써야하는데로 바뀌면 또 자연스러운 블로그가 되지 않을거 같아서 라는 허울 좋은 핑곗거리 삼아 유유자적 뒹굴거리고 있었다.

일단 괌에 다녀온 이야기부터…

기후는 후텁지근한 한여름 제주날씨. 마침 도착했을때 비도 내리고 있어서 참 익숙한 기후였다. 태평양의 열기가 가득한데다 다습한 기후. 도착 현지 시간이 새벽이라 숙소 (두짓타니 괌) 체크인을 하고 자기전에 비행에 쩐 몸을 씻으러 들어가는데.. 숙소에 우리만 있던게 아니었다.20161016_024218

이런 핑크빛(?) 이 도는 도마뱀이 샤워실에서 우리를 맞이했다. (사실 색은 배경 색에 맞춰 변한거겠지만…)

이 시기 (추석이 지난 후 가을 ~ 겨울) 괌은 비가 그렇게 자주 내린단다. 그렇다고 제주의 여름처럼 내리기 시작하면 몇날 며칠을 퍼붓는게 아니라 하루중에도 비가 쏟아지다가 지나가고 그런 날이 반복된다. 숙소 테라스에서 보면 하루에도 몇번씩 적란운이 생성되고 그 아래는 비를 퍼붓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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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좋으면 이런 뷰를 보여주는데 이곳에 괌의 리조트 및 호텔들이 모여있는 투몬비치.. 재밌는건 사진 중간의 파도처럼 보이는 부분인데 파도가 저부분에서 다 부서져 버린다. 그래서 해변으로는 파도가 일지 않고 잔잔한 물만이 밀려왔다 쓸려갔다 할 뿐이다. 수심 역시 멀리 나가면 어느정도 깊어 지다가 다시 저 파도가 부서지는 근처로 가면 수심이 얕아지는 형태가 된다. 사진중 검은 부분은 제주처럼 바위가 아닌 산호부분.. 수심도 적당하고 태평양 바다의 따뜻한 수온 덕분에 어린 애가 있는 가족단위로 놀러오기 적당하지 싶다.

바닥을 보면 유추할 수 있겠지만 스노클링시 딱히 볼만한 거리가 많진 않았다. 하지만 적당한 수심 덕분에 스노클링을 해 보지 않는 내가 하기에도 수월했다. 지나가는 고기들은 많이 보이긴 하더라..

숙소는 흠 잡을 거리가 없을 만큼 좋았다. 지은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룸 컨디션도 좋았고 룸메이드 분들도 친절.. 타이계 리조트라 그런지 직원들이 지나갈때마다 ‘사와디캅’ 혹은 ‘사와디카’ 라고 인사를 해서 우리도 타이어로 인사를 해야하나 싶을정도.. 한국 직원이 상주해있어서 불편함 없을거라 그랬는데 한국 직원을 본적은 없었다. 그치만 간단한 영어 정도 가능하다면 불편함은 없었다.

아쉬운점이 있다면 호텔 내 풀장인데.. 풀이 좀 빈약하다. 따듯한 물이 나오는 자쿠지가 있어 주변 바람에 의해 좀 쌀쌀한건 상쇄가 되긴 했는데 썬베드도 좀 적은편이고 카바나도 미리 예약해야하고 예약해도 두시간 정도밖엔 쓰지 못함.. (사용해보진 않았다) 풀 자체가 좀 작은 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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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게 인피니티 풀이다. 이렇게 찍어놓으니 사이즈가 가늠이 되지 않는데.. 저 풀 끝에 누우면 반대편 벽으로 내 발이 닿을정도? ㅎ 그렇긴 하지만 사실 비치랑 바로 연결이 되어있어서 풀 규모가 소박한건 크게 불편거리가 되지는 않았던거 같다. 애들 데리고 풀에서 놀꺼라면 PIC가 갑이라는 이야기를 들은거 같긴 한데.. 난 이정도라면 심쿵이 데리고 간다고 쳐도 똑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옆에 아웃리거도 나쁘지 않을거 같긴 하더라…)

하루는 섬을 돌아보고 하루는 쇼핑을 할 생각으로 렌트카를 이틀정도 잡아 이용했다. 한인 렌트카 업체인 ‘투몬 렌트카’ 에서 마쯔다3 를 빌렸다. 괌의 교통체계는 한국이랑 많은 면에서 비슷한데 좀 유의를 해야할게 스쿨버스가 정차하면 상/하행 다 차량들이 일시정지 해야한다는점. 그리고 중앙에 중앙선 대신 임시차로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임시차로를 통해서 눈치껏 비보호 좌회전 및 유턴이 가능한 점이다. 이부분만 빼면 핸드폰 네비를 보며 운전하는데 큰 지장은 없었다. 당연히 차에 있을것으로 생각했던 CD슬롯이 없어 가져갔던 거치대를 사용하진 못했지만.. 국산 차량도 일부 렌트카로 서비스 되고있어서 담에 또 렌트한다고 했을땐 별일 없으면 국산차를 렌트하지 않을까… (후방 센서에 너무 길들여져 있었다.. 제길)

무튼 섬을 도는데 북쪽 앤더슨 공군기지 근처는 통신도 잘 안터져서 우범지역이란다.. 군사시설이 있어서 함부로 가서 촬영했다간 무슨 봉변을 당할지도 모르고.. 그래서 공군기지 근처로는 왠만해서는 가지 말라고 해서 아마 제일 북쪽으로 갔던게 사랑의 절벽 (Two lover’s point)였을 거다. 그야말로 절벽이라 투몬비치 인근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는점 빼고는 그다지 매력 없는 장소.. 종은 왜 그렇게들 울려대는지 모르겠지만..

관광지(?) 는 이렇게 한군데 돌아보고 드라이브겸 한바퀴 슥 돌아봤다. 자연풍광이 좋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기후도 제주와 비슷하고 그런지 딱히 ‘이거다’ 싶은 풍광은 있지 않더라.. 그래도 문득 드는 생각은 제주는 관광객 유치(중국)를 위해 이것 저것 난개발을 많이 하는데 괌은 그런건 없는거 같다는 생각.. 내심 부럽기도 했다. 드라이브 하며 점심은 원나잇푸드트립에도 나왔었던 Jeff’s pirates cove 에서 버거와 핫도그 치킨너겟. 맛이 있긴 한데 뭐랄까.. 맘먹으면 제주에서도 먹어볼수 있을듯한 그런맛? ㅎ 먹거리 여행으로 괌은 딱히 적절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긴 했다.

14681939_1180343695357485_2971963624079088190_o그렇게 하루일정은 드라이브로 보내고 다음날은 쇼핑. 임신했을때 가는 여행을 베이비문 이라고 하는거 같던데.. (내지는 태교여행) 사실 괌을 선택하는 대부분의 이유가 이 쇼핑인거 같았다. 그도 그럴게 아울렛을 가면 영유아 옷들이 꽤나 저렴했다. 게다가 곧 태어날 아기에게 입혀본다 생각하고 쇼핑을 하니 (많이 살수밖에…) 어른 옷들도 있곤 했는데 보면 ‘역시나 미국센스’ 라는 생각이 딱 든다.. 평소 한국에서 입는 사이즈의 옷을 보면 정말 과장 조금 보태서 나같은 체격의 사람 두개가 들어갈만한 옷들.. 게다가 나도 패알못이지만 괜찮은 옷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던듯 하다.

이 외의 일정들은 호텔에서 식사하고 나가서 스노클링 하고 자고의 반복.. 정말 아무 생각없이 먹고 놀고 자는 생활을 해본듯 싶다. (물론 돈은 나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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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몬비치 위의 여름철 대삼각형

또 갈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면 나는 또 갈거 같다. 임팩트 있는 관광지는 아니지만 먹는거 입에 무난하고.. 사실 마트가면 한국 컵라면도 잘 판다 ㅎㅎ 치안도 이정도면 좋은편에 의료서비스(는 안받아봤지만) 나쁘지 않다고 하더라.. 아 물론 제대로 휴양을 하고자 하면 몰디브나 푸켓 같은 본격 휴양지가 더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휴양하기엔 괌도 충분한데다 애 데리고 간다 생각하면 이만한덴 없지 않을까 싶기도하다.

돌아오는 귀국편이 새벽 비행기라 피곤한데다 가족단위 여행이 많은 특성을 미처 파악하지 못해 약간의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크게 차이 안난다면 새벽비행기만큼은 비즈니스클래스를 타는게 편할거같다.. 아쉽게도 항공권 클래스때문에 차액으로 올리진 못했다.) 다음에 다시 갈땐 아쉬웠던 점을 다시 생각해보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아참. 괌 맥주(GUAM)은 다시 생각해도 정말 맛없는거같다 -.- 맥주가 느끼했다..

글을 적고보니 여행 후기가 길어져서 심쿵이 일기는 왠지 새로운데다 다시 올려야 할거 같다..

글쓴이: fomalhaut

제주를 좋아하고 별을 사랑하는 소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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