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주차 심쿵이 부쩍 컸다

최근들어 부쩍 두통이 많아지고 식사후 갑갑함을 호소하는게 많아졌다. 그러니 자연스레 입맛도 없어지는게 문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짝궁은 일주일간 친정행을 결심했다. 아마 옆에서 눈치보고 이것저것 챙겨주는 내가 좀 쉴 틈을 주기위함도 없지 않아 있는듯 했다. 뭐 어쨋든 결과적으로 매일 출근해야하고 아침 점심을 챙겨주지 못하는 나보단 장모님이 계시면서 반 강제적으로 아침 점심상을 차려주면 먹게는 되어있으니 그편이 짝궁을 위해서도 심쿵이를 위해서도 좋겠다 생각했다.

그렇게 친정을 가서 매 삼시세끼를 꼬박 챙겨먹고 오더니 얼굴 색이 확연히 달라져있었다. 장모님 파워를 또 다시금 한번 느끼며 14주 두번째 (공식)병원 방문을 했다.

8.5 초음파검사
첫 아이라 그런지 자꾸 궁금해하고 잘 크고 있는건지 어디 이상 있는건 아닌지 궁금해 하던 짝궁은 초음파를 보더니 안도를 한다. 잘 크고 있대니깐.. 뭘 걱정하고 그러는지. 이날 문진의 초점은 ‘기침’ 과 ‘두통’.

이것저것 검색을 해 봐도 그렇고 두통과 어지럼증은 산모의 피가 골반근처로 집중되어 상대적으로 머리쪽으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면서 생기는 어쩔수 없는 상황. 아니나 다를까.. 선생님도 동일한 소견을 주셨다. 정 아프면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먹는 방법 외에는… 최근 아세트아미노펜이 ADHD를 불러온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조금은 조심스럽긴 하지만.. 아직은 학계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지진 않은듯 하다. 조심해서 나쁠건 없지만 뭐 어쩌겠나..

심쿵이사진. 왼팔을 들어 인사하고있다

기침도 크게 문제가 될건 아니긴 하지만 기침을 크게하면 배가 당길수 있으니 약을 처방해 주신단다. 매일 먹을 필요는 없고 좀 심하다 싶을때 한번씩 복용하란다. 냉방을 자주 했냐는 이야기를 하시던데 글쎄.. 우린 냉방을 안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24시간 풀가동 한다거나 감기걸릴만큼 세게 해본적은 없는데.. 아무튼 기침은 왜 그런지 궁금하다 -_- 정말 감기일까? 임신을 하면 면역력이 좀 떨어지긴 한다던데..

뭐 여튼. 2차 기형아 검사를 위해 피도 뽑고 심쿵이도 잘 크고 있다는 말에 기분도 낼겸 유아용품 매장에서 아기들 신는 양말을 한켤레 샀다. 매번 주변분들 선물을 사기 위해 들렸던 매장인데 우리껄 사러 가니 기분이 묘하다. 물건들도 새로 보이고.. (가격도 새로보인다)

심쿵이 양말

‘우욱’ 하는 입덧은 확실히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냄새엔 좀 민감하고.. 그 좋아하던 튀김 냄새에 더 적극적으로 열렬히 반응한다. 속이 갑갑한건 매실차를 조금 권해봐야 할 듯 하다. 소화에 좋다니까는.. 그래도 이제 참기름 냄새에는 괜찮은지 최근에 김밥 한줄을 뚝딱 해치웠다. 먹고 갑갑해하긴 했지만..

뭐 여튼. 말복이 지난 지금까지 컨디션이 롤러코스터 타듯 오르락 내리락.. 그에 맞춰 감정도 오르락 내리락 중이지만 잘 버티고 있다. 그래도 어제는 집에서 손수 백숙까지 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항상 이랬음 좋겠는데..

그래도 “이제 슬슬 괜찮아 지려나 보다” 하고 지켜봐야 할 듯 하다. 뭐 .. 이러다 다시 또 컨디션이 안좋아지고 그러긴 하겠지만.. 그건 그때가서 해결하면 될거 같고.. 이제 슬슬 주변 분들 첫 돌을 지내네 마네 하는 이야기들이 들리기도 하면서 우린 벌써 내년 이맘쯤을 그려보고 있다 ㅎㅎ 육아전쟁을 치루겠지만 그건 뭐 그때가서 고민하고 내년 여름휴가를 풀장이 있는 곳으로 간다 만다 하는중.. 내년엔 그럴수 있겠지?

근황

일기는 병원 방문 기점을 기준으로 몰아서 적고있었다. 임신 초 (뭐 지금도 초기이긴 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병원을 자주 가다보니 글을 쓰는 텀이 그래도 짧았는데 어느정도 안정기에 들어서 이젠 한달에 한번꼴로 병원을 가다 보니 글을 적는 텀이 길어지더라..

7.12 1차 기형아 검사 결과.
8일 병원 방문했을때 초음파로 봤던 목덜미 투명대 및 코뼈 확인 외에도 피를 뽑아 기형아 검사를 했다. 피 검사 결과를 받았는데(문자) 별 이상 없다는 소견이었다. 정상적으로 잘 자라고 있다보다 싶기는 한데 입덧이 너무 심했다.

구역질이 시작되면 심할땐 위가 비어서 위액이 올라올때까지 하고 음식은 입에 대기도 힘든 상태.. 수액을 맞아 볼 것을 권했으나 뭐때문인진 잘 모르겠으나 왠만하면 버티려고 하더라.. 옆에서 봤을땐 마냥 버틴다고 좋은게 아닌거 같은데…

7.14 병원방문.
원래 다음 진료일은 8월 5일.. 이날은 상태가 너무 심해서 본인도 견디기 힘들었는지 수액을 맞으러 가야겠다고 연락이 왔다. 사무실에 양해를 구하고 집에가서 짝궁을 차에 태우고 병원으로 향했다. 의사 선생님이 얼굴을 보더니 별다른 문진 안하고 바로 수액 맞고 가라고 하신다. 내가봐도 얼굴이 많이 수척해진 상태..

20160714_113221병실로 올라가서 수액을 맞는데 일반 포도당 수액 외에 일반 주사제 두어개 그리고 노란 색깔의 수액을 놓더라. 아마 구역질을 좀 억제해준다는 약 외에 영양제들이 좀 들어가지 않았나 싶다. 대략 세시간 정도 수액을 맞았는데 이날은 수액 효과인지 컨디션이 괜찮아 보였다. 비용이 좀 들긴 했지만..(8만원.. 버틴게 이거때문? 설마..) 그래도 하루라도 편하면 되었다 싶다.

체중은 빠질대로 빠져가고 있는 상태.. 그도 그럴게 먹으면 토하기 일쑤고 입덧이 무서워서 음식 먹기를 꺼려하니.. 오죽하면 본인도 먹는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 했다. 입덧 관련으로 검색해도 나오는건 다들 상투적인 글들.. 이럴거면 차라리 입원이라도 시킬까…? 싶었다. 입원이라도 하면 그래도 병원에서 캐어는 해줄테니.. 그러던중 검색한 글들 사이로 보이는 단어. ‘12주의 기적

7.23. 정말 12주의 기적?
수액을 맞은 이후 입덧 증세가 오르락 내리락 하며 짝궁을 들었다 놨다 하던 찰나.. 조금은 증세가 줄었나? 싶기도 했었는데.. 어느날 ‘점심은 뭐먹지?’ 란 상투적인 내 질문에 짝궁은 ‘해장국’ 이란 메뉴로 화답을 했다. 평소엔 잘 먹던 해장국인데 입덧을 시작한 이후로는 왠지 모르게 먹기 꺼려지던 그런 음식이었다. 근데 그런 해장국을 먹자니..?

20160723_124154

그리고는 정말 먹었다. 비록 밥 일부과 건더기의 일부는 남길지언정.. 최근들어 이렇게 정상적인 식사를 언제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난하게 먹었다. 점심을 먹고 머리도 자르고 저녁엔 피자까지 시켜먹을 정도 였으니 이정도면 좋겠다 싶더라. 정말 12주의 기적인건가?

는 무슨…  ? 한 며칠 괜찮다 싶더니만 요샌 두통 및 어지럼증이 심하게 오고있다고 한다. 확실히 토하는건 줄었는데 먹으면 갑갑한건 마찬가지고.. 거기에 두통이라니.. 혈액이 복부및 골반쪽으로 쏠려 두통과 어지럼증 또한 임신 증세긴 한데 .. 구토가 줄어들어서 이 증상이 더 도드라지게 느껴지건지.. 아니면 더 심해진건지 알 길이 없어 갑갑하다.

먹는거라도 좀 편하게 먹으면 걱정 덜텐데.. 먹히는 음식도 없고 먹는게 두려워 공복이 더 길어서 그런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틈날때 조금씩이라도 자주 먹어주면 좋을거 같긴 한데.. 그게 말처럼 되지 않는거 같기도 하고..

이제 12주 좀 지났는데.. 다음번 병원 방문은 14주쯤 되는 8월 5일. 12주의 기적은 올 듯 말 듯 한 상태긴 하지만.. 힘들게 하는게 하나 사라져 가고 있으니 그래도 거기에 힘을 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병원 가면 짝궁대신 내가 이것저것 물어봐야겠다.

병원을 옮기다

2주가 참 길었다. 8주가 지나면서 입덧이 절정을 찍을거라는 이야기들을 종종 보곤 했는데 이정도가 될줄은 상상도 못했다. 입에 맞는 음식을 찾는게 중요하다는데 음식을 먹는것부터가 겁내 하니 뭐가 맞는지 찾는게 쉬운일이 아니더라.. 넘어간다 싶으면 또 게워내고 컨디션이 안좋다 싶을때는 물만 마셔도 게워낸다. 엽산 약 특유의 냄새때문에 약먹는것 조차 고역이 되어 버렸다.

입덧과 더불에 짝궁은 심쿵이가 잘 자라고 있는건지 아직도 살짝 불안해 하는 기색이 보였다. 매일 한두번정도 체온을 재면서 0.1도라도 차이가 나면 호들갑이다. 내가 보기엔 그냥 그정도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정도인거 같은데…

자꾸 그렇게 불안해 하면 애가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입덧 더 심하게 한다~

라고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격렬한 입덧을 한다. 어지럼증에 계속되는 구토..
그러니까 의심하지 말랬건만.. ㅋ 평소에도 물을 잘 안마시는 짝궁은 이제 물대신 이온음료를 달고 산다. 그나마 그건 물과 달라 괜찮은가보다. 궁금하면 중간에 병원이라도 가서 초음파 받아보랬더니 그건 또 싫단다 ㅎㅎ 2주 다 채워서 갈꺼라고..

이렇게 저렇게 2주를 보내고 병원가는 날이 왔다. 이번엔 다른 병원을 간다. 그동안 다녔던 병원은 출산은 하지 않는 병원이라 출산까지 다닐 병원으로 옮겼다. 그 전 병원 분들도 임신하기까지 참 여러모로 친절하게 잘 해주셔서 감사했는데 이번 병원도 좋은 분들이 계셨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병원 방문을 했다.

7.8 병원방문
짝궁이 미리 점찍어놓은 병원이 있어 그리로 향했다. 다른 병원에서 다른 의사와 함께 했다가 따로 나와서 차린 병원이란다. 의사가 한분뿐이라 대기는 좀 길긴 하지만 기다리면서 직원들이랑 환자들 보니 분위기 괜찮다.

여차저차 기다리다 우리 차례가 되어 진료실 안으로 들어갔다. 이전 병원에서 있었던 것과 임신초기검사 내용을 들고 가니 그걸 기반으로 간단한 문진을 했다. 그리고 기다리던 초음파시간.. 전에는 질초음파를 했던지라 내가 같이 못들어 갔었는데 이번엔 초음파검사실 들어갈때부터 함께 들어갔다. 드디어 배 초음파로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초음파를 보는데 짝궁의 배를 보고 깜짝 놀라신다. 그럴 수 밖에 없는데 초등학교 들어가기도 전에 맹장수술을 했었는데 맹장이 터지는 바람에 복수도 빼고 하면서 절개를 좀 여러군데 했는데 옛날 기술이 그다기 좋지 않아선지 배를 절개 했던 자국이 꽤 컸기 때문이다 ㅎㅎ

아무튼 그게 중요한건 아니고.. 초음파를 보는데 모든게 다 좋단다. 심장도 잘 뛰고있고 이녀석 안에서 꼬물꼬물 발길질도 하고있었고 목둘레 및 코뼈도 정상. 다운증후군 표지자란다. 입체초음파를 보는데 신기 했으나 이전 꼬물거리는 녀석에 혼이 나가있어 리액션을 못했다. 의사선생님이 말하길..

이쯤이면 다들 놀라는데 안놀라네요

ㅋㅋ 그럴수밖에.. 우리 둘다 이미 놀라서 넋이 나가있는데 거기서 우와 할 겨를이 있었을까.. 난황도 아직은 있었고 양수도 충분 하단다. 저번에 피검사 한걸로 봐선 빈혈도 없고 모자라는것 없이 전부 정상 🙂 단 입덧이 좀 많이 심한데 많이 힘들면 억지로 참지말고 저녁 밤 할것 없이 병동으로 가면 수액 놔 주니 그거라도 맞으라고 하신다.

다음번 병원 방문은 한달후. 그 한달 역시 길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좋은건 초음파를 영상으로 받아봤다는거 ㅎㅎ 짝궁은 입덧으로 힘들때 영상을 보면서 견디지 않을까 싶은데.. 그래도 속 미식거리는거나 어지럼증 토하는것들 중에 어느 하나만 이라도 좀 편해졌으면 하는 생각이다. 이것도 아마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 ㅎ

이제 짝궁 임신주수는 10주 1일. 심쿵이는 3.53cm까지 자랐다. 배아에서 이제 당당히 태아로 된 심쿵이. 엄마 좀 덜 힘들게 하고 튼튼하게만 자랐음 좋겠다 🙂

2등신 심쿵이

6.24 병원방문
업무 대타가 없는 짝궁은 마냥 업무를 놓고 쉴 수 없어서 퇴사를 해야하나.. 하고 고민하고 있었다. 애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컸던거다.. 작년 계류유산이라는 아픔도 겪었고.. 그나마 다행이고 감사한것은 회사 대표님이 편의를 많이 봐주시는것. 모든 출퇴근을 짝궁에 맞춰주셨다. 이른 출근이 힘들면 10시 출근을 해도 되고 업무 처리만 되고 나면 사무실에 앉아있는게 힘들면 일찍 퇴근해도 된다고.. 덕분에 퇴사는 하지 않는것으로 하고 10시쯤 출근해서 오후 두세시 퇴근하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IMG_3669

지난주 병원 방문에서 아기집 모양이 길쭉한게 좀 걸렸는데 이번 방문했을때는 모양을 많이 찾았다. 게다가 심쿵이도 서서히 사람모습을 갖춰가는 중이다. 심장도 건강하게 뛰고 있었고 초음파를 돌려보니 팔 다리도 나오는 중. 맞는지 아닌지는 딱 집어 말씀 안해주셨지만 사진에는 탯줄처럼 보이는 희미한 끈도 보였다. 전체 크기는 1.71cm

원래 이날 병원방문을 하라고 했던 날은 아니었는데 갈색혈 비침이 계속 되고 있었고 잘 크고있는지 불안해 하고 있어서 진료받으러 갔다. 병원 문을 열고 짝궁을 볼때마다 병원에서는.

무슨일이 생긴거 아닌가 걱정 되요

작년의 일이 있어서 그런지 병원에서도 많이 관심을 써 주시는 듯 했다. 하긴.. 원래 내원일정이 잡히지 않은 환자가 오면 좀 조마조마 하기도 하겠다. 뭔가 없었던 이상 증세가 생긴건 아닐까 하고..

짝궁이 입덧이 좀 많이 심해져서 많이 힘들어 했는데 초음파 사진 보고 입덧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지난번 배아의 성장이 좀 느린거같다고 했었는데 이번에 폭풍성장을 했기 때문. 병원에서는 별 이상이 없으면 2주 후 분만병원으로 옮겨가면 된다고 했다. 그쯤 부터는 배로 초음파를 봐도 될거같다는 말과 함께..

8주가 지나면 이제 배아가 아닌 태아로서 인정을 받게 된다고 한다. 입덧을 하느라 고생하는 데다가 음식마저 제대로 먹질 못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차라리 먹는거라도 잘 먹으면서 입덧을 하는거라면 덜 걱정할텐데.. 그러다보니 퇴근후 헬스장이 아닌 집으로 직행하는 편.

요새 부쩍 어지럼증을 호소하고 기운없어 하는데 얼른 이 시기를 넘겨 안정적인 단계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퇴근후 집안에만 있으니 좀 갑갑해 하는거 같기도 한데.. 품은 알이 깨질라 조심조심하는 중이라 외출도 가급적 삼가는편.. (가끔 불가피한 경우 하긴 하는데 하고나면 몸에 무리가 오는게 느껴지는듯)

이런들 저런들 다 좋으니 무럭무럭 자라기만 하길.. 🙂

엄마 화이팅

6.17 병원방문
이번주 내내 짝궁은 집에서 휴식모드. 아니 달걀을 품은 암탉모드 가 더 어울릴라나? 뱃속의 심쿵이가 행여 잘못될까 노심초사하며 침대와 혼연일체가 되는 생활을 했다. 나는 거기에 맞춰 먹거리 챙기고 사소한 집안일들 조금 챙겼는데 짝궁 성격상 되게 미안해했다. 안그래도 되는데.. 혼자만의 일인가뭐 ㅎㅎ

가만히 있는게 적응이 안되는지 설거지도 좀 하고 빨래도 좀 돌리고 했다가 나한테 구박아닌 구박 들었다. ‘가만히 있으라’ 🙂 아무튼 이런저런 일이 있던 와중에 간간히 메스꺼움정도 있던 입덧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 되려는지.. 평소보다 꽤 답답해 했다. 심지어 식사후 얼마 안가 토를 하기도.. 이것이 말로만 듣던 임신중 ‘토덧’ 이라는건가보다.

쉬는내내 갈색냉 이라는 분비물이 비춰서 불안불안해 하던데.. 나는 옆에서 자궁이 커지면서 모세혈관이 터지면 그럴수 있다며 토닥거려주는거 말고는 딱히 해줄게 없었는데 고맙게도 어느정도 지나서는 이제 크게 개의치 않아 하는듯 했다. (내가 신경써서 아닌척 하는거 같기도 했지만..)

세번째 초음파

무튼 이런저런 와중에 검사결과가 나왔다고 병원에서 연락이 와서 오늘 병원 방문을 했다. 검사결과는 별 이상 없음. 태아는 지난번에 비해 0.2센치정도 자랐는데 조금 성장이 느리긴 하지만 개인차가 있는 부분이라 걱정할건 아니라고 한다. 임신낭(아기집)도 원형을 이루면 좋긴 한데 그렇지 못하긴 하지만 이것 역시 개인차인데다 임신이 진행되면서 점차 자리를 잡을거라고 하니 보다 맘이 놓여 하는듯 했다.

크기상 임신주수는 6주 6일 0.9cm정도로 큰 심쿵이는 여전히 심장도 잘 뛰고 집도 잘 만들고있고 심쿵이를 품고있는 짝궁은 피고임도 없는 안정적인 상황이라고 봐도 되지 싶다. 그래도 다음주 정도까지는 모르니 푹 쉬었으면 하는데.. 다니는 회사 사정상 이번주처럼 푹 쉬긴 어렵지 않을까 싶다.

뜻밖의 임신

5.21 정말 뜻 밖의 소식이 찾아왔다.
가임기 임에도 불구하고.. 며칠 전 까지만 해도 ‘아 몰라 될대로 되겠지’ 하며 약간은 반쯤 놓아버린투로 슥 있던 짝궁의 몸에서 ‘설마?’ 하는 증세가 보이기 시작했다. ‘에이 설마..’ 이러면서 집에 있던 임신 테스트기를 한번 찍어봤는데..

‘어라’

이게 두줄은 두줄인데.. 애매하다 희끗희끗한 두줄…
일단 병원에 가보자. 애매하지만 피검사 해보면 알 수 있겠지 싶어 병원을 방문했다. 다행이 토요일이라 병원문은 열려있던터.. 희끗한 두줄에서 짐작 했다 시피 초음파 할 단계는 아닌상황. 일단 피를 뽑아 검사를 하고 월요일에 결과를 알려준단다..

5.23 기다리던 피검사 결과.
수치는 좀 높긴 하나.. 너무 초기라 명확하지 않다는 답변. 금요일이나 토요일쯤에 다시 한번 피를 뽑아 검사하자는 이야기가 왔다. 역시나.. 점점 더 진해지지 않을까 싶어 임신테스트기는 일요일인 22일에 한번 더 한 상황.. 뭐 그게 극적으로 하루사이에 진해 지겠나 싶긴 하지만..^^; 사라지지는 않을까 하는 조금은 말도 안되는 걱정을 하는 짝궁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5.30 피검사 한번 더.
퇴근까지 기다리기 힘들었던 짝궁은 27일 (금요일) 출근하면서 병원에 들려 채혈을 하고 갔다. 근데 신기한건 일자를 따지고 계산해보면 이제 막 착상했을거 같은 시기인데 임신 초기증세가 벌써 나타난다. 체온도 그렇고 멀미하는것도 그렇고.. 예전엔 안이랬던거 같은데. 이와중에 장모님이 태몽을 꾸신거 같다는 이야기를 해오셨다고 한다. 오.. 이번엔 느낌이 괜찮은데?

무튼 검사 결과는 임신인걸로 .. ㅎㅎ
일주 뒤면 초음파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돌아왔다.

6.3 첫 초음파
오후 반차를 쓰고 이른 운동을 한 후 집에서 퇴근한 짝궁과 함께 병원을 방문했다. 첫 초음파..

첫 초음파

아기집이 1cm도 채 안되는 크기인데 다행스러운건 어렴풋이 난황이 보인다는 것 이었다. 이전에 난황이 안보여 슬프게도 계류유산을 했었던지라 이날 슬쩍 보이는 난황의 존재감이 더 컸던거 같다 ㅎㅎ 열흘뒤면 심장소리도 들을 수 있을거란 이야기를 듣고 기분좋게 병원을 나섰다. 임신 소식 일단은 양가 어머님께만 드리는걸로 했다.

6.13 두번째 초음파
긴긴 열흘이 지나갔다. 특히나 주말쯔음에는 갈색혈이 비친다고 짝궁이 불안해 했다. 내가 해줄수 있는건 옆에서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해 주는것 뿐인데 딱히 도움이 되진 않는 듯 하다.. 뭐 사실 나만 해도 나 혼자 스트레스 받고있는데 옆에서 이런저런말 해 줘봐야.. 나 스스로가 안정되지 않아 딱히 효과적인건 없었긴 했지만..

무튼 주말이라 병원을 가 볼수도 없고 여차저차 해서 월요일 휴가를 내고 아침일찍 병원을 찾아갔다. 질초음파를 하는 관계로 난 같이 들어갈 수 없으나.. 짝궁이 먼저 들어가고 난 다음 간호사가 날 부른다.

보호자분 들어오세요

‘설마?’ 싶어 들어갔는데 초음파에 심장소리가 들린단다..

두번째 초음파

짝궁도 주말에 고생했던걸 생각났는지 눈물이 찔끔한 상황 ㅎㅎ 산모 심장소리가 커서 심장소리 찾아 듣는게 쉽지 않았던가보다.. 긴장했겠지.. 저번일도 있고 ㅎㅎ 기분 좋게 이것저것 검사할 거리 준비하고 임신확인증과 산모수첩을 받았다. 나온김에 보건소 들려 엽산제도 받아보러 가서 받고 점심도 먹고 조금 돌아다니다 집에왔는데.. 어라? 보건소에서 준게 엽산이 아니고 철분제다..ㅋㅋ 이런.. 다시 빼긴 애매하고 그냥 뒀다 먹는걸로..

그렇게 집에 갔다가 나는 슬슬 운동하러 가고 짝궁은 쉬려 누워 잠을 청했다. 저녁은 마파두부를 하기로 해서 운동끝나고 마트들려 대파를 한단 사고 뭐 더 필요한건 없나? 하고 통화를 하던 찰나.. 심각한 짝궁의 말소리가 전화 너머로 들려온다.

피가 묻어나와요.. 빨간색피..

갈색 혈도 아니고 빨간색이라니.. 순간 머리가 싹 하얗게 되었다가 정신차려서 얼른 계산을 끝내고 차를 급히 몰았다. 집에가서 얼른 차에 태우고 다시 병원으로 급하게 출발.. 하루안에 두번째 방문이라니 직원들도 놀란 눈치.. 피가 묻어나온다고 이야기를 하고 진료실로 들어갔는데 간호사가 지나가다 나를 보고 ‘괜찮으니 너무 걱정마세요’ 라고 이야기를 해준다.

진료를 마치고 나오니 초음파상에 피고임도 없고 임신낭이나 심장 다 정상이라고 했다. 그럼 출혈은? 안보일정도로 적은양이 나와 묻어있던게 좀 흘렀던거 같다던데.. 지금은 안나온단다. 일단 출혈이라는게 좋은 상황은 아닌지라 가능하다면 회사를 쉬며 안정을 취하는게 좋다고 했단다. 절박유산 진단을 끊어주더라.. 다행히 사무실에 별 다른 큰 업무는 아직 없는 상황인데.. 마음이 아직 안정이 안되는지 회사에 직접 연락하면 눈물이 날거같다고 해서 내가 대신 연락드렸다. 이것저것 편의를 많이 봐주시는 편인데 고맙게도 일주일정도 쉬라고 해주신다.

현재 짝궁은 침대, 안락의자와 혼연일체가 되어 쉬고있는중. 왜 이리 쉽지 않은지.. 라며 푸념하는데 사실 처음이라 쉽지 않은게 맞는거같다.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스트레스고.. 겪어보지 않은 상황이라 우왕좌왕 하기도 하고.. 무튼 일단은 이번주 푹 쉬며 속에있는 작은 친구가 얼른 자리잡기를 바래본다. 태명은 엄마아빠를 여러모로 ‘심쿵’ 하게 만들어서 뭐 다른 적당한게 없으면 심쿵이라 지을까 한다.

심쿵아 얼렁 튼튼해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