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0일

어느덧 출산후 3개월이 훌쩍 지났다.
소담이는 생후 한달여 중 대략 이주 쯤 안되게는 병원 및 조리원에서, 그리고 나머지 이주 가량은 외할머니댁에서 지냈다. 그렇게 3월이 되었고 그 후부터 지금까지 함께 지내고 있다. 물론 중간에 엄마가 무지 힘들다 싶을때 1주 가량 다시 처가에 내려가기도 했었다. (일명 엄마찬스.. 내겐 장모님찬스)

애 키우는게 이런거구나 싶은 요즘이다. 주변에서 그렇게 ‘육아헬‘ 이라고 말하던게 왠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기도 하다. 나야 주중 출근하는 핑계 그리고 그걸 배려해주는 소담 엄마덕분에 밤에 잘땐 따로 떨어져 자서 덜 힘들지만 초기 신생아땐 오밤중에도 한두시간마다 수유를 하고 하는것을 보노라니 내가 시간될땐 내가 보고 쉬게 해야겠단 생각이 절로 들더라..

무튼 그래서 퇴근하고 들어와 왠만하면 내가 소담이를 보려고 하고는 있지만 짧다.. 집에 들어오면 얼추 7시.. 저녁먹고 씻고 하다보면 어느새 잘 시간. 내가 일 하고 있을 동안 애와 씨름하고 있을 소담 엄마를 생각하면 내가 좀 더 돌보고 싶은데 시간이 짧더라.. 그러다보니 주말에 마사지를 받으러 보내놓고 내가 본다던지 혹은 낮잠을 자라고 들여보내놓고 내가 보곤 하는데 이것도 어느정도 한계가 있으니 아쉬울 따름..

사실 이 한계라는게 처음엔 모유가 얼마 나오질 않아 걱정했는데 지금은 (물론 소담 엄마는 양이 아직도 적다고 걱정이다) 분유를 먹지 않아서 걱정이다. 모유도 먹고 분유도 먹고 그러면 정 힘들땐 엄마는 쉬고 소담이는 내가 보면서 분유를 타 먹이면 되는데 그게 안되니… 오로지 엄마 맘마다. 소담 엄마는 양때문에 걱정인데.. 글쎄? 애 몸무게는 꾸준히 늘고있고 싸는것도 잘 싸는걸 보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닌거 같다. 물론 투정이 좀 심하긴 하지만.. 그게 배고파서 그런건지 졸려서 그런건지 아님 불쾌지수가 높아서 그런건지 알 길이 없다. 아 졸려서 그런거랑 배고파서 그러는거는 어느정도 분간이 가긴 하나.. 그게 100% 맞겠나 싶다.

그렇게 둘만 있었던 공간에 셋이 그리고 소담이 위주로 맞춰 살아가고 있다. 빡센 육아도 육아고 체력도 고갈되어가는게 느껴진다. 배고프다고 투정부리거나.. 특히나 밤에 잠도 안자면서 졸리다고 투정 부릴땐 무척이나 힘들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결혼하고 우리 둘이 함께 살면서 집에서 이렇게 육성으로 웃어본적이 몇번이나 있나 싶기도 하다. 100번 힘들다가도 한번 소담이가 웃어주면 피로는 날아가는것 같고 엄청난 소리의 방귀를 뀌거나 모유먹고 트림시키는데 내가 하는 그것과 비슷한 소리가 나면 정말 육성으로 함께 껄껄대기도 한다.

그렇게 땀도 흘리고 웃기도 하고 하다보니 어느새 소담이는 몸무게가 7키로에 가까워져 가고 밤잠도 이젠 제법 잔다. 10시쯤 잔다고 치면 처음 깨나는 시간이 대략 새벽 서너시다.. 내리 대여섯시간은 자는셈. 그러고 보니 어느덧 100일.. 100일의 기적이 이런건가 싶기도 했는데..

뭐 여튼 백일은 간소하게 집에 차려놓고 직접 100일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나름 엄마 아빠의 손이 들어간 100일상인데 나중에 본인 사진 보고 뭐라 그럴지는 잘 모르겠다 ㅎㅎ 집이 남향이라 배경정리는 간단히 천을 창가에 매달아 놓고 역광으로 촬영했다. 반대쪽으로 놓고 순광으로 찍을까도 했었는데 이 편이 조금 깔끔한거 같다. 조금 더 커서 목을 완전히 가누게 될 때쯤 셀프 스튜디오라도 데리고 가서 찍어줄까 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뒤집기를 시작했다. 뒤집기를 시작함과 동시에 백일의 기적으로 보였던것은 백일의 기절로 된건가 싶다. 이번주 부쩍 잠투정도 심해지고 밤에 잠도 깊게 자지 않는편..

뒤집고 나서..

간혹 백일이 좀 지나고 나서 이런 시기가 찾아온다고 하던데 그런건가 싶기도 하고..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진리는 안다. 뭔가 편해진게 생기면 또다른 무엇인가가 찾아온다고.. 아마 다시 잠을 잘 자기 시작한다면 그땐 수시로 뒤집는것을 확인해야 하는거 아닐까 싶다. 숨이 막히지 않게.. 잘때는 뒤집지 못하게 할 방법을 생각해봐야 할거 같기도 하다.

하루가 다르게 크고있는게 보이고 게다가 이 시기 잠깐 한눈 팔면 이 시기는 다신 오지 않기에 오버를 해서라도 되도록이면 많은 기록을 남기려고 하고 있다. DSLR이 거추장 스러워 스냅용 카메라를 하나 사야하나 싶기도 하지만 일단 지금은 보류를 하고 있는 장비를 쓰려고 생각하고 있다. 정말 필요하다 싶을때 점지해둔 카메라를 살거다. 갤럭시S7 카메라도 꽤나 좋더라.. 특히 동영상은 4K를 지원하다보니 용량만 받쳐준다면 굳이 동영상용 바디를 따로 들일 필요가 있을까 싶다. 그래도 OSMO에 눈이 가는건.. 아마 소담이가 걸음마 할때쯤이면 사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정말 엄청난 고생을 하며 낳았고 소담이는 그야말로 젖먹는 힘을 써가며 지내서 어느덧 100일까지 잘 커 왔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만 준다면 더 이상 바랄건 없을거 같다. 아니.. 바랄건 좀 있을거 같다 ㅎㅎ 투정을 좀 덜 부린다던지…

글쓴이: fomalhaut

제주를 좋아하고 별을 사랑하는 소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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