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주차 심쿵이

12.10 병원방문
역시나 토요일 방문이라 그런지 대기 인원이 제법 많아보였다. 우리도 나름 서두른다고 오전 9시경에 집에서 출발했는데.. 이분들은 도대체 언제 온건가 싶을정도.. 무튼 차례가 올때까지 기다리고 진료를 받았다. 간단한 문진후 초음파를 보러 들어갔다.

이리 저리 살펴보는데 건강히 잘 크고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열흘 정도 빠르다던데.. 이정도는 괜찮은 수준이라고 ㅎㅎ 하긴.. 안크는것보단 잘 크는게 차라리 낫지 않겠나 싶다. 신체 수치들은 BPD 8.29 AC 28.62 FL 6.18로 추정 무게가 2,026g이 되었다. 2주전보다 300그람가량 는셈이다.

요새 활발히 태동하더만 이젠 제법 얼굴도 잘 보여준다. 나와 봐야 알겠지만 사진상으로는 콧대가 예술이다 ㅎㅎ 얼굴에 가져다 댄건 손 아마 엄지인듯 한데 초음파를 보니 손가락을 빠는듯한 동작을 쉴 새 없이 했다. 딸국질 무지하게 자주 하더만.. 8주 뒤 자가호흡을 위한 연습을 엄청 열심히 하는듯 하다.

이젠 집에서 청진기로도 우렁찬 심장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며칠전 간만에 심장소리나 들어봐야겠다며 청진기를 꺼내서 청진했는데 예전에는 멀리서 맥동음이 희미하게 들렸다면 지금은 마치 내 심장을 찍어 듣는것마냥 우렁차다. 이렇게 잘 있구나 라는 느낌도 들고..

이제 슬슬 용품들이 집으로 배송되기 시작한다. 뭐가 필요하더라 라는 이야기들 많은데 그 중에 뭘 사야할지도 모르겠고..ㅎㅎ 키워가면서 필요한건 그때 구비하기로 했다. 고맙게도 빌라 아랫층 사는 이웃이 이것저것 챙겨주셔서 좋은거 같다. 올해 돌이 지난 애니까 심쿵이랑은 우리나라 나이로는 두살터울.. 개월수로 치면 19개월정도? 유모차며 이것저것 챙겨주시던데.. 고마움의 표시로 비싼건 아니나 처가의 귤을 산지배송 해드렸다 🙂

몸집이 커져감에 따라 엄마 뱃속 공간이 충분치 않은지 태동을 할때마다 밖에서 보일정도로 들썩들썩 한다. 더불어 짝궁의 고통도 함께.. ㅎㅎ 움직이면서 방광도 건드리고 위도 건드리고 여기저기 건드려지나 보다. 책을 보니 이것도 좀 지나면 아기가 아래로 내려가면서 나아질거라고는 하더라.. 심쿵이엄마 조금만 참어~

이제 정말 조심하며 살아야할 나날이 다가오는거 같아 조금 걱정이긴 하나.. 나중에 별 탈 없이 심쿵이와 잘 만나게 되길 기다려야 하겠다. 그나저나 심쿵이 이름은 뭐로 한담..?

30주차 심쿵이

11.26 병원방문
이번주 부터는 토요일 진료를 받기로 했다. 임신기간 내내 병원 방문은 부부가 함께 하기로 하다보니 아무래도 매주 금요일 진료는 조금 부담스럽기때문.. 앞으로는 2주마다 병원 방문을 하게 될 텐데 한달에 두번 평일 방문은 회사 다니며 가긴 좀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고로 이번부턴 토요일 오전 일찍 가기로 했는데 역시나 대기 인원이 좀 있어보였다.. 그래도 평일 오후수준인듯..

차례가 되어 진료실에 들어갔고 초음파를 보러 들어갔는데 밖에서 의사선생님이 한마디 하신다. ‘어! 임당이었네?’ ㅎㅎ 애둘러 그땐 괜찮았다고 했다고 이야기 했는데 혈당 관리 하고 있냐고 물어보신다.. 저번에 먹는거 좀 조심하고 운동하는걸로 관리 하라고 했다고 말을 하니 그래도 혹시 모르니 혈당기 구입해서 체크 하란다..ㅎㅎ 덕분에 진료후 혈당기 구매 확정.

초음파를 보는데 이녀석… 폭풍성장 했다. 많이 컸다고 직접적으로 이야기는 하지 않았는데 BPD(머리둘레)가 8cm대 AC(배둘레)가 28cm에 육박하고 FL(넓적다리 길이)이 6cm에 가깝다.. 추정 몸무게는 1792g.. 거진 1.8kg이다. 30주차 보통 1.5kg인걸 감안한다면 평균 이상인셈.. 덕분에 초음파 EDD(출산 예정일)가 1월 20일 근처로 원래 예정일보다 2주 앞선다.. 짝궁은 체중이 무지 불어서 유도분만 해야하는거 아니냐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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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녀석 30주만에 얼굴 정면을 보여준다 ㅎㅎ 사진 찍는줄 알았는지 손가락도 사진촬영모드로 v를 해주는 모습이다. 의사선생님이 슥 보더니 아빠 닮았단다. 아빠 닮았단 말에 짝궁은 내심 서운한 모습이었다. 전달 초음파에서는 본인 닮았다며.. 폭풍 성장하더니 얼굴이 빵떡 되가지고 아빠 닮았다나 뭐라나… 근데 내가 봐도 코나 입매는 나 닮긴 했다 ㅋㅋ 어쩌냐.. 내딸인데..

진료중 배 당기는 현상에 대해서 여쭤봤는데 이제 ‘가진통’ 과 ‘진짜 진통’ 을 잘 알아둬야 한다고 한다. 음? 물어본건 당김인데.. 뭐 무튼. 가진통은 일시적으로 왔다가 사라지지만 이게 주기성을 갖고 왔다 갔다 한다면 병원에 무조건 와야한단다.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게 진통 즉 통증이 왔을때 이야기인지.. 아니면 흔히 말하는 배당김 배뭉침이 그래도 마찬가진건지는.. 다음번 병원 갈때 한번 여쭤봐야겠다.

진료를 마치고 약국서 혈당기 구입을 했다. 뭐 내가 생각해도 굳이 살거까지 없을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관리 하랬으니 샀다. 근데 뭐 예상대로 혈당치는 매번 정상이다. 가족력이 있어 혹시나 하고 나도 측정해 봤는데.. 그럼 그렇지 혈당이 높을리가 없다. 과신 하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주기적으로 근력운동도 하고있어서 비록 비만 체형이긴 하지만 혈당은 아직 때가 아니라 생각한다. (그래도 건강 관리는 해야지..-_-)

이제 본격적으로 출산 준비를 해야할 시기. 스트레스 관리도 관리인데 이제 겨울 한파가 예상되는 시점이라 짝궁이 출근은 무리라 판단했다. 혹자는 출산휴가는 몰라도 어차피 회사가 휴직급여 내는것도 아닌데.. 육아휴직은 받고 그만두는게 이득이지 않느냐 라는 이야기도 하던데.. 짝궁은 이제는 더이상 회사랑 엮이는걸 내켜하지 않았다. 혼자 업무독박을 하는 특성상 확실하게 정리하지 않으면 그 굴레에서 벗어날수 없다는 이야기.. 뭐 사실 나도 상당부분 동의한다. 임신한 기간동안 상당부분 편의를 봐준것은 고마운 일이긴 하지만 이제 곧 산달이 코앞인데다 1년은 직접 육아 하기를 바라는 점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업무랑 동떨어져서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을 보낼 수 없는 현실에서는 그냥 깔끔하게 퇴사하는게 낫지 않나 싶다. 뭐 물론 휴가기간동안의 급여나 육아휴직 급여는 아쉽긴 하지만 그것과 스트레스가 덜한것을 트레이드 오프 했다고 생각하면 그리 아까운건 아니다.

뭐 내가 열심히 일하면 되지..ㅎㅎ

덕분에 다음번 병원 방문날짜 까지는 친정에서 요양중이다. 집에 혼자 독수공방 하는 것 보다야 친정 내려가서 과수원도 다니고 장모님이랑 쇼핑도 다니고 그러는게 좋을거 같아서 보냈다. (아 물론 내게도 일종의 휴가 비슷한것도 없지않아 있다) 12월 이번달만 잘 보내면 아마 1월달에는 심쿵이를 직접 만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때까지 건강하게 엄마 뱃속에서 잘 자라기를..

한달 백수생활기

제목이 조금 거창하다.
‘한달 백수 생활기’ 가 제목이긴 한데 백수 라기보다는 휴가 후기라고 해야 옳을거 같다. 근데 그래도 뭐 월급 나온다는것 (이게 좀 중요하긴 하지만) 뺴고는 백수생활이 맞으니.. 백수생활기라 하겠다.

내가 일하고 있는 곳은 국내에서 메신저로 유명한 ‘카카오’ 이다. 아.. 물론 몇년 전에는 포털 2인자로 유명한 ‘다음’ 이었다. 알다시피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해서 이젠 ‘카카오’가 되었다.

옛 다음 커뮤니케이션도 그렇고 카카오도 그렇고 직원 복지중 하나로 근속 리프레쉬 휴가 (일명 안식휴가) 가 있었다. 다음은 입사 3년 6년 9년 3년 단위로 생기는데 3년차때 보름 6년차때 한달 9년차때 두달이 나온다. 그럼 12년차땐 넉달.. 은 아니고 12년차땐 다시 보름으로 돌아가는데 12년 근속부턴 소정의 상품과 함께 휴가가 나온다. 물론 유급 휴가인만큼 월급도 나오고 소정의 ‘휴가비’ 도 나온다. 마찬가지로 기간에 따라 휴가비도 다르다.

카카오는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5년마다 나오는데 통크게 3개월에 휴가비가 나왔던거 같다. 합병하고 새로운 안식휴가 제도는 3년마다 한달에 휴가비 지급으로 조정이 되었다. 그렇지만 나처럼 곧 9년차 안식휴가가 나올 시기인 사람들 (혹은 카카오 기준으로 곧 5년차 안식휴가가 나올사람들) 은 왠지 손해보는 느낌이 크니 이런 사람들은 한시적으로 옛 제도를 적용하고 안식휴가 싸이클 (다음 기준으로 9년차)이 다 돌고 나면 새로운 제도로 하게끔 유예를 두었다. (카카오 휴가 떠난 사람들은 떠나고 안돌아온다는 후문도 있다…)

이번 9년차 2개월 휴가중 한달을 먼저 사용했다. (사용하지 않은 한달은 아마 육아휴가가 되지 않을까…) 대략 10월 중순 ~ 11월 중순을 정말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었다. 초반에 괌 여행 다녀온게 액티비티의 전부일 정도? 계획도 뭐 없었다.. 그냥 사람들 만나는거 날이 허락하면 취미생활 다니는거 등등.. 안그래도 요새 슬럼프가 온거 같기도 하고 해서 그냥 잘 쉬자 가 목표였다. 그러다 보니 이런 저런 잡생각을 하게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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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후 제주 근무를 흔드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이거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제대로 해본적이 없었던거 같다. 초반에야 불안하기도 하고 올라가야하나.. 이런 저런 생각에 스트레스가 좀 있었고 그 후에는 조직 이동도 하고 근무지 관련해서 크게 이렇다 저렇다 할 이야기들이 없어 잠잠 했었는데 이제와서 아무 생각 없이 쉬려니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더라.. 아 물론 뭔가 결론이 나거나 그런건 아니었다.

Que sers sers’ 될대로 되라 랬던가? 지금 고민한다고 해서 어찌 대처를 할 수 있는건 솔직히 아니다. 물론 별 일 없이 회사가 제주 사옥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면 나 또한 그렇게 여기를 다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이직 준비를 해야하나? 제주에서 이쪽 계통 어디를 가야지? 이직했는데 카카오 제주사옥을 계속 유지하면? 이런게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문득 든 생각이.. ‘직업이 개발자 하나뿐인가?’ 였다. 물론 지금 하고있는 일을 계속 해나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상 이 일을 계속 하려면 내가 몇가지를 양보해야하는데 그렇기 쉽지 않다면 양보하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뭔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할줄 아는게 개발만은 아니니 다른게 있을거 같다. 그게 사진이 되었든 운동이 되었든 별보는 일이 되었든 뭐가 되었든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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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걱정없이 이런데서 마냥 놀고 싶긴 하지만..

그래서 내린 결론. ‘아몰라 될대로 되겠지’ 가 되겠다. 그사이 살짝 든 생각은 일단 학업을 마쳐둬야겠다는거.. 하다못해 이민을 간다 손 쳐도 지금의 학력으로는 택도 없다 -.- 공부를 하기위한 학사가 이 세상에서는 직업을 얻기 위한 학사인 셈이다. 예로 들면 제주의 모 천문대 계약직 직원 공고를 보면서 든 생각인데.. 천문학과 학위와 시민 천문대의 오퍼레이터와 그렇게 관계가 있나 싶더라.. 차라리 장비 운영 및 천체관측 실무 시험 (실기든 필기든) 을 볼 것이지.. ㅋ 뭐 이렇든 저렇든 천체장비 운용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들어가니 저런 일도 하려면 공부는 끝내놔야할듯 하다. (그렇지만 비전공 신입은 뽑지 않는거 같긴 하다 -.-)

어쨋든간에 내가 이 일을 안하면 할 수 있는 일들을 좀 뽑아놓고 보니.. 뭐 몇가지 없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해볼만 하다 싶은게 ‘사진’, ‘운동’ 정도일듯 하다. 둘 다 바로 밥벌어 먹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니고.. 결정되면 프로 레벨까지 실력 키우는게 필요할 수준.. 특히 운동은 몸을 만들어야 한다 -_-.. 요새 제주에서도 pt샵 슬슬 생기던데.. 생각같아선 케틀벨 지도자 코스 좀 해보고 케틀벨 전문 트레이너도 괜찮겠다 싶긴 했다.. (살빼는덴 특효다) 아니면 이쪽계통 프리랜서 겸업 하면서 수요가 있을진 모르겠지만 강의 능력치를 쌓아 강사활동을 하는거 정도? 천문대 오퍼레이터나 그 비슷한 일도 가능하긴 한데 이건 아마 안될거같고.. 여기에 추가를 하려면 지금 전공 하고있는 통계 쪽을 얼른 마쳐놓고 넣어야 하지 싶다. (그럴려면 졸업까진 회사가 버텨줘야 하는데…)

너무 이런 고민만 한 티를 냈나.. 사실 고민 그다지 많이 안했다.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아 ㅅㅂ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이러고 놀았으니까. 다행이 안식휴가중 월령이 좋을때 (달이 없거나 밝지 않을때) 하늘 여건이 괜찮아서 취미생활도 좀 즐겼(?)다. 음.. 요건 또 다른 글에 써야겠다. 글 개수 늘려야지.. 뭐 여튼간 뒤늦은 안식휴가기 끗.

ps. 복귀하고 보니 다들 ‘한달 금방이네’ 이러던데.. 내겐 이번 한달 나름 길었다. 이걸로 만족함 ㅋㅋ

26주차 심쿵이

여행기에 이어 심쿵이 일기를 남겨둔다.

안좋은 일이 있었기도 해서 여행 가는 일에 대해서 우려하는 이야기도 없지는 않았지만 병원에서 이야기 해줄때도 무리 없다고 했었고 컨디션도 괜찮아 다녀왔고 그 후 병원 방문을 했다. 이번에는 정밀초음파와 임신 당뇨검사를 하기로 했다.

10.28 병원방문
당 검사를 위해 아침 공복을 유지하고 지난번 방문때 받은 ‘김빠진 환타’맛 시약을 마시고 병원 방문을 했다. 아마 단순히 공복 혈당을 측정하는게 아니고 공복후 당이 들어갔을때 당 부하가 얼만큼 걸리는지를 보는거 같았다. 특정 범위 내의 수치면 정상 그 선을 넘어가면 재검이 뜬다. 검사는 일반 혈당을 측정하듯 손가락에 사혈침으로 피를 내서 테스트 지에 묻혀 기계로 측정하는듯. 일단 결과부터 이야기하면 ‘재검’ 이 나왔다.

여행가서 먹은것도 있고 최근 과일을 좀 먹긴 했지만 몸무게도 좀 늘긴 했어도 크게 늘지 않았고 남들이 보기에도 배를 보지 않으면 임신했다는 사실을 모를정도라고 부기가 없는 편이었는데 혈당치가 나와서 조금 놀랐다. 짝궁은 많이 놀란 상태..ㅋ 가족력에 당뇨도 없었던지라 더 그런듯.. 다음날인 29일에 재검을 해보자 하고 초음파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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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궁은 초음파 사진을 보고 맨날 손을 올린다고 투덜투덜 댔다. 저게 편한 자세거나 아니면 놀다가 찍힌걸지도.. 나는 우스개 소리로 오른팔을 가드로 올렸으니 분명히 사우스포(복싱에서 왼손잡이를 이르는 말)일거라 이야기를 했다. 사우스포 복서라.. 정말 밀리언달러 베이비로 키워볼까? ㅎㅎ

무튼 정밀 초음파를 본 결과 팔 다리는 좀 긴편 그 외는 평균치란다.
bpd가 6.61cm hc는 25.13cm로 머리크기를 알수 있고, ac는 22.24cm fl이 4.94cm 으로 무게가 974g이었다. 좀 더 본 수치로 hl(팔길이)가 4.43cm ulna(요골), tib(척골)이 각각 4.36cm, 4.48cm이 나왔다. 팔다리 나올때 예정일이 1월 말로 나오는걸로 봐선 좀 긴편이 맞나보다..

그 외에 소뇌등의 발달 상황을 봤고 심방중격은 잘 있는지 (이게 잘못되면 선천성 심장병인 심방중격결손증이 된다 좌심실 우심실의 피가 섞여 버림) 윗 입술(구순구개열)에 문제는 없는지 확인후 진찰은 끝났다.

조금 걱정되는건 임신당뇨인데.. 재검이 만만치가 않았다. 전날 밤부터 금식 후 병원가서 공복 혈당을 재고 시약 두병을 먹고 1차 2차 3차 채혈을 해서 세번 이상 정상수치가 나오지 않으면 임신성 당뇨 확진 판정을 받고 내과 진료를 받아야 한단다. 별일 없을거라고 안심을 시키고 토요일 다시 병원을 찾았다.

10.29 병원방문
떨리는 맘으로 (짝궁이..) 병원문을 들어가 검사를 받았다. 이게 힘든점이 각 검사사이 텀이 한시간이 된다. 즉, 도착해서 혈당을 보고 약먹고 한시간뒤 1차 그리고 한시간뒤 2차 그리고 마지막 한시간뒤 3차를 보고 판단한단다. 세시간을 병원에서 보내는 셈.. 초조하고 지루한 와중에 담당의분이 과로를 하셨는지 손님은 많은데 줄어들 생각을 안하더라.. 담당하시는 원장님이 과로로 수액맞고 있다고.. 다른분께 진료를 받거나 혹은 기다리거나.. 아니면 다음에 받으라니 이날 진료를 포기하고 나가는 분들도 꽤 있었다. 원래 의사가 한분이었다가 최근에 한분 더 들어오셨는데.. 분만도 하고 하는지라 혼자서 꾸려왔다고 보니 과로 할만 하지 싶었다. 보통 그러면 분위기가 안좋을 법도 하지만 분위기는 나름 화기애애..ㅎ

총 네번 검사를 하고 시간보내고 하니 결과는 다행스럽게도 정상. 간단한 문진 형태로 진찰도 했는데 이제 서서히 임신 말기로 가고 있으니 식단 관리를 좀 해야할거라 듣고 나왔다. 식단관리보다도 일단은 정상 판정을 받아서 맘이 좀 놓였다 🙂 무엇보다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되기에..

그렇게 또 진료가 지나갔고 심쿵이도 부쩍 커 감을 느낀다. 내가 크게 느끼는건 없지만.. 이녀석 호흡연습 한답시고 양수를 머금었다가 딸국질도 하고 태동도 그 어느때보다 크게 한다. 간혹 태동때문에 갈비뼈가 나가는 산모가 있다던데 이게 사실인가보다.. 짝궁이 있다가 헉 하고 단발의 비명을 지르는 경우가 종종 있는걸 보면… 자궁도 많이 커서 그런지 숨도 부쩍 차 보인다.

무엇보다도 이시기 힘든점은 바로 불면증.. 최근 일주일간은 제대로 자 본 날이 없을정도로 힘들어 했다. 맨 정신으로 밤을 보내는데 배는 고파오고.. 오밤중에 뭔가 먹는다는게 부담스러워 먹진 못하겠고.. 잠은 안오고.. 사람이 퀭 해지더라.. 다행이 요 근래 하루이틀은 조금 나아진편.. 낮에 잠이 오면 평소엔 한시간쯤 재우고 깨우는데 요새는 깨우지 않는다. 차라리 그럴때라도 자는게 좀 낫겠다 판단한것이다.

이제 슬슬 심쿵이를 맞이 할 준비를 해야할 때.. 짝궁은 필요한 물품 리스트를 뽑아왔고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놓고 병원 가서 필요한것들은 가방에 넣어둬서 언제든 들고 갈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해야 할듯 하다. (이걸 출산가방이라 하나보다)

맞이 할 준비중 하나로 욕실 줄눈 코팅 시공을 직접 해봤는데 역시나.. 전문가에게 공임을 주고 맡기는데는 다 이유가 있나보다.. 작업할때 어려움은 둘째치고 ‘초보도 할수있는’ 이래서 했는데 어느 부위는 줄눈제가 비고 어느부위는 넘치고 타일에 묻고 난리가 났다… 판매처 Q&A를 보니 묻은 줄눈제는 완전히 굳기 전 조금 말랑말랑 해있을때 칼로 제거를 해야한단다.. 칼로 제거하는것도 정도껏이지.. 이건 뭐 거의 전방위적으로 묻은걸 어느세월에..? ㅎ 그게 아니라면 에폭시 리무버를 가져다가 닦아내야 한다는데 잘못 흐르면 시공된 줄눈도 지워질것 같고 게다가 유기용매제라 냄새도 좋지 않을거 같아 미루는중이다.. 샤워하기전 좀 날카로운 헤라 같은걸로 긁어내고 있는데 아무래도 심쿵이 출산 후 짝궁 몸조리 할때 싹 걷어내고 다시 할까 싶다.. (아 이거 비밀인데 -_-)

이제 앞으로 빠르면 두달 늦어도 두달 보름뒤면 심쿵이가 나오는데 아무쪼록 그때까지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심쿵이를 만나게 되었으면 좋겠다.

더불어 어서 푸른 기와집에 뻐팅기고 있는 누구도 얼른 내려오고 이 기회에 이나라에 빌붙어 피를 쪽쪽 빨아먹는 도둑놈들 다 청산했으면 좋겠다. 심쿵이가 이나라에서 살땐 그래도 지금보다 공정하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였으면…

괌 여행 후기

그간 글이 뜸했다.

9월 30일 병원 방문 이후로 안식휴가를 써서 여행도 다녀오고 취미생활도 좀 즐기고 느긋한 생활을 하다보니 안그래도 뜸하던 블로그가 더 뜸했다. 써야지 하고 있다가 막상 써야하는데로 바뀌면 또 자연스러운 블로그가 되지 않을거 같아서 라는 허울 좋은 핑곗거리 삼아 유유자적 뒹굴거리고 있었다.

일단 괌에 다녀온 이야기부터…

기후는 후텁지근한 한여름 제주날씨. 마침 도착했을때 비도 내리고 있어서 참 익숙한 기후였다. 태평양의 열기가 가득한데다 다습한 기후. 도착 현지 시간이 새벽이라 숙소 (두짓타니 괌) 체크인을 하고 자기전에 비행에 쩐 몸을 씻으러 들어가는데.. 숙소에 우리만 있던게 아니었다.20161016_024218

이런 핑크빛(?) 이 도는 도마뱀이 샤워실에서 우리를 맞이했다. (사실 색은 배경 색에 맞춰 변한거겠지만…)

이 시기 (추석이 지난 후 가을 ~ 겨울) 괌은 비가 그렇게 자주 내린단다. 그렇다고 제주의 여름처럼 내리기 시작하면 몇날 며칠을 퍼붓는게 아니라 하루중에도 비가 쏟아지다가 지나가고 그런 날이 반복된다. 숙소 테라스에서 보면 하루에도 몇번씩 적란운이 생성되고 그 아래는 비를 퍼붓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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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좋으면 이런 뷰를 보여주는데 이곳에 괌의 리조트 및 호텔들이 모여있는 투몬비치.. 재밌는건 사진 중간의 파도처럼 보이는 부분인데 파도가 저부분에서 다 부서져 버린다. 그래서 해변으로는 파도가 일지 않고 잔잔한 물만이 밀려왔다 쓸려갔다 할 뿐이다. 수심 역시 멀리 나가면 어느정도 깊어 지다가 다시 저 파도가 부서지는 근처로 가면 수심이 얕아지는 형태가 된다. 사진중 검은 부분은 제주처럼 바위가 아닌 산호부분.. 수심도 적당하고 태평양 바다의 따뜻한 수온 덕분에 어린 애가 있는 가족단위로 놀러오기 적당하지 싶다.

바닥을 보면 유추할 수 있겠지만 스노클링시 딱히 볼만한 거리가 많진 않았다. 하지만 적당한 수심 덕분에 스노클링을 해 보지 않는 내가 하기에도 수월했다. 지나가는 고기들은 많이 보이긴 하더라..

숙소는 흠 잡을 거리가 없을 만큼 좋았다. 지은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룸 컨디션도 좋았고 룸메이드 분들도 친절.. 타이계 리조트라 그런지 직원들이 지나갈때마다 ‘사와디캅’ 혹은 ‘사와디카’ 라고 인사를 해서 우리도 타이어로 인사를 해야하나 싶을정도.. 한국 직원이 상주해있어서 불편함 없을거라 그랬는데 한국 직원을 본적은 없었다. 그치만 간단한 영어 정도 가능하다면 불편함은 없었다.

아쉬운점이 있다면 호텔 내 풀장인데.. 풀이 좀 빈약하다. 따듯한 물이 나오는 자쿠지가 있어 주변 바람에 의해 좀 쌀쌀한건 상쇄가 되긴 했는데 썬베드도 좀 적은편이고 카바나도 미리 예약해야하고 예약해도 두시간 정도밖엔 쓰지 못함.. (사용해보진 않았다) 풀 자체가 좀 작은 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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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게 인피니티 풀이다. 이렇게 찍어놓으니 사이즈가 가늠이 되지 않는데.. 저 풀 끝에 누우면 반대편 벽으로 내 발이 닿을정도? ㅎ 그렇긴 하지만 사실 비치랑 바로 연결이 되어있어서 풀 규모가 소박한건 크게 불편거리가 되지는 않았던거 같다. 애들 데리고 풀에서 놀꺼라면 PIC가 갑이라는 이야기를 들은거 같긴 한데.. 난 이정도라면 심쿵이 데리고 간다고 쳐도 똑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옆에 아웃리거도 나쁘지 않을거 같긴 하더라…)

하루는 섬을 돌아보고 하루는 쇼핑을 할 생각으로 렌트카를 이틀정도 잡아 이용했다. 한인 렌트카 업체인 ‘투몬 렌트카’ 에서 마쯔다3 를 빌렸다. 괌의 교통체계는 한국이랑 많은 면에서 비슷한데 좀 유의를 해야할게 스쿨버스가 정차하면 상/하행 다 차량들이 일시정지 해야한다는점. 그리고 중앙에 중앙선 대신 임시차로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임시차로를 통해서 눈치껏 비보호 좌회전 및 유턴이 가능한 점이다. 이부분만 빼면 핸드폰 네비를 보며 운전하는데 큰 지장은 없었다. 당연히 차에 있을것으로 생각했던 CD슬롯이 없어 가져갔던 거치대를 사용하진 못했지만.. 국산 차량도 일부 렌트카로 서비스 되고있어서 담에 또 렌트한다고 했을땐 별일 없으면 국산차를 렌트하지 않을까… (후방 센서에 너무 길들여져 있었다.. 제길)

무튼 섬을 도는데 북쪽 앤더슨 공군기지 근처는 통신도 잘 안터져서 우범지역이란다.. 군사시설이 있어서 함부로 가서 촬영했다간 무슨 봉변을 당할지도 모르고.. 그래서 공군기지 근처로는 왠만해서는 가지 말라고 해서 아마 제일 북쪽으로 갔던게 사랑의 절벽 (Two lover’s point)였을 거다. 그야말로 절벽이라 투몬비치 인근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는점 빼고는 그다지 매력 없는 장소.. 종은 왜 그렇게들 울려대는지 모르겠지만..

관광지(?) 는 이렇게 한군데 돌아보고 드라이브겸 한바퀴 슥 돌아봤다. 자연풍광이 좋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기후도 제주와 비슷하고 그런지 딱히 ‘이거다’ 싶은 풍광은 있지 않더라.. 그래도 문득 드는 생각은 제주는 관광객 유치(중국)를 위해 이것 저것 난개발을 많이 하는데 괌은 그런건 없는거 같다는 생각.. 내심 부럽기도 했다. 드라이브 하며 점심은 원나잇푸드트립에도 나왔었던 Jeff’s pirates cove 에서 버거와 핫도그 치킨너겟. 맛이 있긴 한데 뭐랄까.. 맘먹으면 제주에서도 먹어볼수 있을듯한 그런맛? ㅎ 먹거리 여행으로 괌은 딱히 적절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긴 했다.

14681939_1180343695357485_2971963624079088190_o그렇게 하루일정은 드라이브로 보내고 다음날은 쇼핑. 임신했을때 가는 여행을 베이비문 이라고 하는거 같던데.. (내지는 태교여행) 사실 괌을 선택하는 대부분의 이유가 이 쇼핑인거 같았다. 그도 그럴게 아울렛을 가면 영유아 옷들이 꽤나 저렴했다. 게다가 곧 태어날 아기에게 입혀본다 생각하고 쇼핑을 하니 (많이 살수밖에…) 어른 옷들도 있곤 했는데 보면 ‘역시나 미국센스’ 라는 생각이 딱 든다.. 평소 한국에서 입는 사이즈의 옷을 보면 정말 과장 조금 보태서 나같은 체격의 사람 두개가 들어갈만한 옷들.. 게다가 나도 패알못이지만 괜찮은 옷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던듯 하다.

이 외의 일정들은 호텔에서 식사하고 나가서 스노클링 하고 자고의 반복.. 정말 아무 생각없이 먹고 놀고 자는 생활을 해본듯 싶다. (물론 돈은 나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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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몬비치 위의 여름철 대삼각형

또 갈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면 나는 또 갈거 같다. 임팩트 있는 관광지는 아니지만 먹는거 입에 무난하고.. 사실 마트가면 한국 컵라면도 잘 판다 ㅎㅎ 치안도 이정도면 좋은편에 의료서비스(는 안받아봤지만) 나쁘지 않다고 하더라.. 아 물론 제대로 휴양을 하고자 하면 몰디브나 푸켓 같은 본격 휴양지가 더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휴양하기엔 괌도 충분한데다 애 데리고 간다 생각하면 이만한덴 없지 않을까 싶기도하다.

돌아오는 귀국편이 새벽 비행기라 피곤한데다 가족단위 여행이 많은 특성을 미처 파악하지 못해 약간의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크게 차이 안난다면 새벽비행기만큼은 비즈니스클래스를 타는게 편할거같다.. 아쉽게도 항공권 클래스때문에 차액으로 올리진 못했다.) 다음에 다시 갈땐 아쉬웠던 점을 다시 생각해보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아참. 괌 맥주(GUAM)은 다시 생각해도 정말 맛없는거같다 -.- 맥주가 느끼했다..

글을 적고보니 여행 후기가 길어져서 심쿵이 일기는 왠지 새로운데다 다시 올려야 할거 같다..

22주차 심쿵이

어떻게 지나간지도 모를 9월이 지나갔다. 양가 집안에 일이 하나씩 생기는 바람에 정말 폭풍이 몰아치듯 추석과 함께 지나간 듯 하다. 심쿵이 엄마도 마음을 많이 추스린듯 하다. 물론 걱정이야 많이 하겠다만…

09.30. 병원방문
한달이 또 지나 병원 진료를 받았다. 근데 왠걸? 지난번 듣기론 이번에 정밀초음파를 해보자고 하셨는데 다음번에 정밀초음파와 임신당뇨 검사를 하자신다. 아무래도 초음파 보험적용건과 무관하지 않은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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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겨우 얼굴을 보여주더만 이번엔 도통 보여주질 않는다. 엄마 등과 혼연일체가 되어 겨우 팔만 찍었다. 비싸게 굴면 힘든데..ㅎㅎ

이날 측정한 치수는 BPD(머리 좌우길이) 5.42cm AC(복부 둘레) 19.2cm FL(넓적다리 길이) 4.03cm으로 추정 무게가 650g이 넘는다. 한달전 BPD 4cm AC 14cm FL 3cm인점을 감안한다면 잘 자라고 있는 셈이다.

별 다른 이야기는 없었고 10월 태교여행 가는거에 대해 물어봤을땐 노프라블럼. 괌은 치안도 비교적 잘되어있고 먹거리도 괜찮으며 응급시 병원도 괜찮은편이라 잘 다녀오라신다. 거기에 짝궁의 기침 증세를 물어봤더니 보통 감기로 인한 기침은 일주일이면 회복세를 보여야 정상이라며 정 이상하면 호흡기내과 진료를 받아볼것을 권해주셨다.

진료를 마치고 나와서 기침 진료를 받을 병원을 생각해보는데 내가 알고있는 내과들은 대부분들이 소화기내과다. 어디를 갈까 하다가 호흡기를 보는거라면 이비인후과도 나쁘지 않을거 같아 이비인후과를 갔다. 후두 내시경을 보더니 성대도 다 괜찮긴 한데 간혹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사람들은 위액이 성대까지 올라와서 그게 기침을 일으키고 가래를 만드는 원인이 될수 있단다. 약을 쓸 수도 있기는 한데 지금 상태에서 약은 글쎄..

수분 충분히 섭취하고 목에 이물감 있을때 ‘흠’ ‘흠’ 하는 것보단 물을 한잔 마셔주는게 좋단다. 그러기로 하고 진료 끝.

요새는 부쩍 허리가 아프다고 한다. 태아 무게가 600그람 가량이라면 그 주위를 싸고있는 양수랑 태반 등등 무게가 어림잡아도 3kg은 하지않을까 싶은데.. 대략 생수 큰병 두개 무게를 배에 항상 달고 다니니 허리가 아플만도 한듯. 저번까진 꼬리뼈가 아프더만 이젠 허리라며.. 차라리 꼬리뼈 아플때가 낫단다.

‘사람의 마음이란…’ ㅋㅋ

다시 꼬리뼈 아프면 차라리 허리 아플때가 좋았다고 할꺼라고 놀렸다 ㅎㅎ 이제 숨도 많이 차고 심쿵이가 태동하며 아랫배를 걷어차면 아프기까지 한단다. 엄마입장에서야 아프겠지만 어쩌리.. 건강하다는 증거일텐데 🙂

빌라 같은동 사는 주민들에게도 이제 심쿵아웃을 했다. 뭐 사실 동네방네 알리기도 그렇고 임신했어요 라고 이야기할 만한 타이밍을 보고있었는데 카톡 단체대화방에서 잡담하다가 그 타이밍이 왔다. 이때다 싶어 이야기했다.

아래층 사는 이웃이 심쿵이랑 두살터울이 될 집인데 고맙게도 출산/육아용품을 넘겨주신단다. 본의아니게 유모차를 득템했다 ㅎㅎ 커밍아웃 하길 잘했는데~? 중고라 조심스럽게 이야기 하시던데 나는 중고 신품 안가린다 ㅎㅎ 잘 사용하기만 하면 되는거라 완전 대환영!

10.13. 설마 심쿵이 심장소리?
저녁먹고 들어와서 씻고있는데 밖에서 나를 부른다. ‘뭐지?’ 이러고 대답했는데 청진기로 심쿵이 심장소리를 들었다는것. 오~ 이러고 나도 씻고 들어봐야겠다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태동할때 아빠 손만 올라가면 얌전해지는 심쿵이 역시나 아빠 손에 쥔 청진기가 배위에 올라가니 저만치 도망갔나보다 ㅎㅎ 발로 툭툭 차기는 하는데 심장소린 안들린다. 짝궁이 묘사한걸 보니 심장소리는 맞는거 같은데 두번 들었단다. 요녀석이 도망가봐야 어딜 도망가겠나.. 더 커지면 들릴테니까 그때 듣지뭐..

이제 남은건 내일(15일) 출발하는 괌 태교여행. 항공 숙박 교통(렌트) 정도 해결하고 간다. 계획? 검색 엄청 해보긴 했는데 모르겠다.. 신혼여행때 마냥 그냥 그때그때 찾아서 가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휴양진데 뭐.. 아무것도 안하고 호텔에서 놀기만 해도 좋을거 같다. ㅎㅎ

그러고나면 나는 한달간 안식휴가. 사실 휴가비도 태교여행비로 들어갔고 혼자 할만한게 있기야 하겠냐만 일단 생각 해 둔건 하루 이틀정도 홀로(혹은 같이) 캠핑가보기. 날좋고 달없을땐 취미생활하기 정도? 그동안 못봤던 주변사람들도 한번 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쉬었던 운동도 다시 시작하는 안식휴가가 될듯 하다. 🙂

16.09.24_1100고지

밤중 사진을 찍은지가 언젠지 가물가물 해져서 간단하게 장비를 챙겨서 야경이라도 찍어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의 심리라는게.. 기왕 나가는거 챙겨보자 해서 10인치 망원경을 제외한 나머지 풀 구성으로 집을 나섰다.

하늘 상태가 썩 좋은편은 아니었으나 구름 사이사이로 간단하게 찍을 대상 들이 있을거 같아 멀리 가지는 않고 만만한곳인 관음사를 가봤는데 여긴 요새 캠핑 성수기라 그런지 캠퍼들이 제법 된다. 인근 탐라교육원 주차장을 가니 건물에 조명이 들어와있고.. 한울누리공원 주차장을 갔는데 여긴 괜찮겠다 싶지만 오늘은 왠지 꺼려져서 1100고지 휴게소로 향했다. 기왕 가는거 해발고도 높은곳도 갈겸..

삼각대 수평 맞추고 적도의 얹고 다시 수평 잡고.. 무게추 달고 주경 가이드경 올리고 무게중심 잡고 하니 이미 20분이 후딱 지나갔다. 극축 정렬하고 3스타 얼라인을 하고나서 간단하게 트래킹 테스트겸 얼라인할때 잡았던 카펠라를 대상으로 2분 노출을 주고 찍었는데..

‘많이 흐른다’ -_-

불길한 예감이 뒷덜미를 타고 슥 흘러 내려 가는데 일단 적도의에서 지원하는 polar align을 해보기로 했다. 베가는 휴게소 건물에 가려 안보이는 상황이라 백조자리 sadr를 잡고 polar align을 시도하는데 대상이 까마득하게 멀어진다.. (나 뭘 보고 극축정렬 한거니?)

파인더를 봐가며 polar align을 이용해서 극축 정렬 수정을 두세번 하고나니 이제야 극축정렬이 좀 되었다. 도합 대략 한시간을 소비했던듯 하다 -_-.. 이미 찍으려던 대상은 서쪽 너머로 져버린 상황.. 게다가 달도 뜨기시작했다.

별수 없지.. 이러면서 겨울철 국민대상들을 새로운 카메라 경통에 물려 테스트도 해볼겸 도입하고 가이드캠으로 오토가이드 하려던 찰나.

Mac OS Sierra를 업데이트 했더니 잘 되던 XServer가 말썽이다 -_- 라즈베리파이에 물려서 lin guider 윈도를 맥으로 띄워야 하는데 XServer에 붙을수 없단 메시지가..

콘솔로 강제로 xhost를 열고 클라이언트에서 XServer를 지정해줘서 겨우 구동.

이 화면 보기까지 정말 수많은 삽질을 했다

이제 정상적으로 촬영을 하는데.. 시간도 많이 흘러서 디테일하게 촬영하진 못했다. 그냥 나왔다는데 의의를 둬야지 뭐..

M42 오리온대성운

첫 대상은 오리온벨트 아래에 있는 겨울철 대표 성운이자 무지 밝아서 대충 찍어도 평균은 나온다는 M42 오리온대성운. 지구에서 1600광년정도 떨어진 발광성운이다. 맨눈으로도 존재를 확인 할 수 있을정도로 밝고 큰 대상중 하나.

오리온자리의 베텔게우스가 폭발하면 오리온자리에 성운이 하나 더 추가 되겠지.. 내 생에 볼 수 있긴 하려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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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C869, NGC884 이중성단

두번째 대상은 카시오페이아와 페르세우스자리 근처에 있는 이중성단. 사실 일반 카메라 렌즈로는 몇번 담겼던 대상인데 워낙 광각이다보니 존재만 확인 할 뿐 디테일한 사진은 없었다. 산개 성단 두개가 이웃해 있는 성단으로 각각 지구에서 7600광년, 6800광년 떨어져 있다.

성단의 나이도 역시 각각 560만년, 320만년. 맨눈으로 보기는 힘든 대상이나 7배 정도 이상의 쌍안경으로 보면 가운데 별이 조밀하게 흩뿌려 놓은듯 한 부분이 두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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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45 플레이아데스 성단

마지막 대상은 황소자리 부근에 있는 플레이아데스 성단. 좀생이별이나 일본의 스바루 로 알려진 성단인데 맨눈으로도 ?모양의 성단이 보인다. 서양문화권에서는 맨눈으로 구분되는 별 9개에 그리스신화 7자매와 그 부모의 이름을 붙여주기도 했다.

지구에서 444광년 떨어져 있고 나이는 7500만년 ~ 1억5천만년 사이로 추정된다.

간만에 천체사진 장비들을 들고 나가니 불필요한 시행 착오들이 있었던거 같다. 사실 원래대로라면 세팅 전체를 3~40분 이내로 하고 바로 촬영 들어가서 최소한 다크프레임이라도 찍어야 하는건데 조금 아쉽긴 하지만.. 뭐 일이 아닌 취미니 이럴수도 있는듯 하다.

담번엔 작정하고 한번 한울누리공원 주차장을 다시 가봐야겠다.

18주차 심쿵이 일기

08.19 16주차 태동
언제부턴가 슬쩍 이야기를 하던게 배에서 뭔가 툭 하고 느껴졌단다. 짝궁은 ‘이게 태동인건가?’ 라는 이야기로 운을 떼어 보려다 ‘에이 첫 임신은 태동이 와도 잘 못느낀대. 그리고 아직 태동이라기엔 시기가 일러’ 라면서 태동이 아닌 다른거 같다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내심 태동이라는 기대감을 지우지 못하는 눈치였다. 나는 그 기대감에 부흥하여 ‘심쿵이가 활달해서 그런거야. 뱃속에서 싸커킥 했나보지’ 라고 이야기를 했더니 부정을 하진 않더라…

다음날 출근해서 일하는 와중. 사실 짝궁은 전날 두통때문에 낮잠을 길게 자버려서 밤잠을 설친상태. 컨디션이 좋은 상황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방금 또 느껴졌다며 카톡을 보내왔다.

꿀렁거린다는걸 보니 몸을 움직였나 싶다. 자면서 꿈을 꾸며 뒤척이는건지..ㅎㅎ 아무튼 임신 16주차에 딱 맞춰 태동을 느끼니 짝궁도 컨디션이 안좋음에도 불구하고 기분만은 좋나보다 🙂

08.31 청진기 구매
태동은 꾸준히 있는 상황. 하지만 어제 가족에게 안좋은 일이 생겨 짝궁이 이래저래 심적으로 힘들어 하고있었다. 슬픔과 함께 ‘훗날 우리도 저러면 어쩌지’ 하는 불안함이 함께 있나보다.

태동 말고도 우리가 심쿵이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고 고민하던 와중에 문득 든 생각이 바로 ‘청진기’ 였다. 요샌 스마트 청진기 라고 해서 블루투스로 연결이 되고 청진기의 다이아프램(아마도 센서 겠지만..)을 통해 들어오는 신호를 핸드폰과 연동해서 이런 저런 정보를 주는 기기가 있는듯 하다.

스마트한 기기라 편의성은 좋겠지만 다양한 소리를 담지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좀 오버 스럽긴 하지만) 일반 청진기를 구매 하기로 했다. 사실 오버 하는김에 심혈관용인 리트만 카디올로지 시리즈를 살까 했는데 정말 이건 오버인듯 해서 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 및 간호사들이 많이 사용한다는 리트만 클래식2로 결정했다. (이정도면 스마트 청진기보다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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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보니 아직 심장소리는 내가 찾지를 못하는건지 아니면 심쿵이가 아직 어린건진 모르겠지만 듣지 못했다. 대신 양수속에서 헤엄치며 툭툭 건드리는 소리는 잘 들리더라. (뱃속 장기소리와는 사뭇 다르다)

09.02 병원방문
한달이 지나 병원 진료를 받았다. 집에 안좋은일이 겹쳐 짝궁이 많이 힘들어했는데 영향을 받지 않을까 내심 걱정을 조금 하긴 했었다. 18주차 심쿵이의 머리(BPD)는 4.13cm 배(AC)는 14.05cm 허벅지 뼈 길이(FL)는 2.79cm로 평균만큼 잘 자라고 있단다. 초음파를 보고 있을때 자고있었는지 저번달 만큼 움직임이 크진 않았다.

신체 기관들 척추나 늑골 간이나 신장같은 기관들을 보여줬다. 이제 슬슬 갖출것들은 다 갖춘 모양새다. 심장도 잘 뛰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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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가리고 있었는지 초음파로 살짝 깨워서 찍었다. 손을 이마에 대고 자는듯한 모습. 주변에 보여주니 대다수가 심쿵이 얼굴을 잘 알아보지 못하겠단다. 심지어 심쿵이 엄마마저도..ㅎㅎ 내가 봤을땐 딱 이마며 눈이며 코며 입이 보이는데.. 왠가 했더니 얼굴만 나온 사진이라는걸 몰랐다는것. 이 안에 태아의 몸 전체를 보려 했으니 당연히 그려지지 않을수밖에.. 16주차때 태동을 느꼈다니까 원장선생님이 무지 빠르다고 말씀주셨다. 예민해서? 아니면 지방층이 얇아서? 아님 심쿵이가 활발해서? 난 활발해서 라고 생각하련다.

다음번 방문은 4주후. 그땐 정밀초음파로 발달 상황을 하나하나 보기로 했다.

초음파를 보고 병원을 나서는데 곤히 자는걸 깨워 심통이 났는지 엄마 배를 크게 한번 툭 치고는 이후로 반응이 없었단다. 나 닮아서 뒤끝 오래가면 고생하는데…

주말에는 정우네 가족을 만나 저녁을 먹었다. 짝궁이 나 말고는 딱히 나가서 만날 사람이 있는것도 아니고 정우 엄마인 초희님도 비슷한 상황인지라 두 가족이 조금씩 어울려보면 좋을거 같아서 윤표님과 약속을 잡았던것. 애들 나이도 또래가 될거라 (한 일년 좀 더 차이나긴 한다) 함께 크면 괜찮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짝궁 컨디션이 괜찮을때 이렇게 주변 분들과 만나 식사하는 자리를 조금씩 가져보는것도 짝궁에게도 심쿵이에게도 좋은 일이 되지 않을까 싶다.

14주차 심쿵이 부쩍 컸다

최근들어 부쩍 두통이 많아지고 식사후 갑갑함을 호소하는게 많아졌다. 그러니 자연스레 입맛도 없어지는게 문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짝궁은 일주일간 친정행을 결심했다. 아마 옆에서 눈치보고 이것저것 챙겨주는 내가 좀 쉴 틈을 주기위함도 없지 않아 있는듯 했다. 뭐 어쨋든 결과적으로 매일 출근해야하고 아침 점심을 챙겨주지 못하는 나보단 장모님이 계시면서 반 강제적으로 아침 점심상을 차려주면 먹게는 되어있으니 그편이 짝궁을 위해서도 심쿵이를 위해서도 좋겠다 생각했다.

그렇게 친정을 가서 매 삼시세끼를 꼬박 챙겨먹고 오더니 얼굴 색이 확연히 달라져있었다. 장모님 파워를 또 다시금 한번 느끼며 14주 두번째 (공식)병원 방문을 했다.

8.5 초음파검사
첫 아이라 그런지 자꾸 궁금해하고 잘 크고 있는건지 어디 이상 있는건 아닌지 궁금해 하던 짝궁은 초음파를 보더니 안도를 한다. 잘 크고 있대니깐.. 뭘 걱정하고 그러는지. 이날 문진의 초점은 ‘기침’ 과 ‘두통’.

이것저것 검색을 해 봐도 그렇고 두통과 어지럼증은 산모의 피가 골반근처로 집중되어 상대적으로 머리쪽으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면서 생기는 어쩔수 없는 상황. 아니나 다를까.. 선생님도 동일한 소견을 주셨다. 정 아프면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먹는 방법 외에는… 최근 아세트아미노펜이 ADHD를 불러온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조금은 조심스럽긴 하지만.. 아직은 학계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지진 않은듯 하다. 조심해서 나쁠건 없지만 뭐 어쩌겠나..

심쿵이사진. 왼팔을 들어 인사하고있다

기침도 크게 문제가 될건 아니긴 하지만 기침을 크게하면 배가 당길수 있으니 약을 처방해 주신단다. 매일 먹을 필요는 없고 좀 심하다 싶을때 한번씩 복용하란다. 냉방을 자주 했냐는 이야기를 하시던데 글쎄.. 우린 냉방을 안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24시간 풀가동 한다거나 감기걸릴만큼 세게 해본적은 없는데.. 아무튼 기침은 왜 그런지 궁금하다 -_- 정말 감기일까? 임신을 하면 면역력이 좀 떨어지긴 한다던데..

뭐 여튼. 2차 기형아 검사를 위해 피도 뽑고 심쿵이도 잘 크고 있다는 말에 기분도 낼겸 유아용품 매장에서 아기들 신는 양말을 한켤레 샀다. 매번 주변분들 선물을 사기 위해 들렸던 매장인데 우리껄 사러 가니 기분이 묘하다. 물건들도 새로 보이고.. (가격도 새로보인다)

심쿵이 양말

‘우욱’ 하는 입덧은 확실히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냄새엔 좀 민감하고.. 그 좋아하던 튀김 냄새에 더 적극적으로 열렬히 반응한다. 속이 갑갑한건 매실차를 조금 권해봐야 할 듯 하다. 소화에 좋다니까는.. 그래도 이제 참기름 냄새에는 괜찮은지 최근에 김밥 한줄을 뚝딱 해치웠다. 먹고 갑갑해하긴 했지만..

뭐 여튼. 말복이 지난 지금까지 컨디션이 롤러코스터 타듯 오르락 내리락.. 그에 맞춰 감정도 오르락 내리락 중이지만 잘 버티고 있다. 그래도 어제는 집에서 손수 백숙까지 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항상 이랬음 좋겠는데..

그래도 “이제 슬슬 괜찮아 지려나 보다” 하고 지켜봐야 할 듯 하다. 뭐 .. 이러다 다시 또 컨디션이 안좋아지고 그러긴 하겠지만.. 그건 그때가서 해결하면 될거 같고.. 이제 슬슬 주변 분들 첫 돌을 지내네 마네 하는 이야기들이 들리기도 하면서 우린 벌써 내년 이맘쯤을 그려보고 있다 ㅎㅎ 육아전쟁을 치루겠지만 그건 뭐 그때가서 고민하고 내년 여름휴가를 풀장이 있는 곳으로 간다 만다 하는중.. 내년엔 그럴수 있겠지?

2016. 페르세우스 유성우

디테일한 정보는 이전에 썼던 브런치(https://brunch.co.kr/@fomalhaut/9) 참고. 대략 130년주기의 혜성인 스위프트-터틀 혜성이 모혜성으로 이 혜성이 지나가며 남긴 잔해들이 지구 대기로 유입 되면서 많은 유성이 생기는데 이 유성들의 복사점이 페르세우스 자리라 페르세우스 유성우라 한다.

보통 8월 12~13일 즈음 극대기가 되고 그 전 후로도 많이 관측되곤 한다. 가끔 천문 동호회 카페등을 보면 단어 사용에 대해 올바르지 못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보이곤 하는데 그 중 하나가 이 ‘유성우’ 란 말이다.

유성이란 지구 대기 바깥의 먼지나 작은 부스러기 (이를 유성체라 한다) 가 지구 대기로 떨어지면서 지구의 대기와 마찰을 일으켜 열을 발산하며 빛을 내고 이 과정에서 유성체가 증발하며 기체는 이온화 되어 빛나게 되는데 이 현상을 가리켜 유성(별똥별) 이라 한다. 이때 미처 증발하지 못하고 남은 유성체가 지표면까지 도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운석’ 이라고 한다.

2015 페르세우스 유성우

유성우는 이런 유성이 다수 발생하여 비처럼 보이는 현상을 가리켜 이야기하는 말이다. 즉, 흔히 보이는 유성이 하나 나온 사진을 두고 ‘유성우가 찍혔습니다.’ 라고 하는것은 잘못 된 말이다. 이는 ‘유성이 찍혔습니다.’ 라고 하는게 옳다. 더군다나 유성우는 이번 페르세우스 유성우처럼 많은양의 유성체가 있는 유성체흐름대를 지나가면서 생기기 마련이라 이런 시즌이 아닌 이상엔 유성우를 볼 기회도 없다. (간혹 밤하늘에 너댓개 이상의 유성을 보기도 하지만 이건 유성우가 아니다)

지구가 공전하며 유성체흐름을 관통할때면 유성들이 한 점으로부터 뻗어 나오는듯 보이게 되는데 이 점을 복사점이라 한다. 이 점이 사자자리에 있으면 사자자리 유성우, 사분의자리면 사분의자리 유성우가 된다.

유성우의 세기는 ZHR이라고 하는 단위로 표기가 되는데 천구에서 관찰된 유성을 천정에서 보이는 것으로 환산하여 시간당 몇 개가 보였는지를 뜻한다. 한국 천문연구원이 발표한 바로는 올해는 ZHR 150정도로 예상한다고 한다. 극대시간 하늘 조건이 이상적이라면 이론적으론 시간당 150개 관측을 기대해도 된다는 이야기이다.

12일 저녁 23시 30분경 페르세우스자리 위치

하지만 시간당 150개를 다 볼 수 있을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는게 좋다. 극대기 시간에 달이 기울고는 있지만 완전이 떨어지기 전이고 페르세우스 자리 역시 지평선위에서 갓 올라왔을때라 이상적인 조건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 왠만한 장소는 밤하늘이 밝다.. 이러면 어두운 유성은 역시 볼 수 없다. 또한 ZHR예보라는게 우리나라 기상청의 일기예보 만큼이나 빗나가기 마련인지라..

2015 페르세우스 유성우

하지만 운이 좋다면 이시간에 페르세우스 자리를 가르는 유성을 너댓개 이상은 볼 수 있을것이다. 갈 수 있는한 최대한 어두운곳을 골라 돗자리를 깔고 북동쪽 하늘을 보며 별을 세면 된다. 북동쪽 하늘 M을 90도 세운듯한 별자리인 카시오페이아 자리를 찾고 그 아랫쪽 하늘을 주시하면 된다.

눈으로 보는 재미를 조금 더 하고싶다면 쌍안경을 하나 챙겨가서 그 인근 하늘을 훑어보면 페르세우스 이중성단도 볼 수 있고 카시오페이아 인근에서 안드로메다 은하도 볼 수 있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지평선 위로 떠오르는 플레이아데스 성단 또한 관측이 가능하다.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면 위에 이야기한 방향으로 가능하면 35mm 포맷 1:1 기준으로 28미리 이하의 광각으로 15초~30초 정도의 짧은 노출로 여러번 찍어보면 유성도 담을 수 있고 감도가 좋은 카메라라면 위에 말한 이중성단이나 안드로메다 은하, 플레이아데스 성단도 작게나마 담을 수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