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플라넷

요즘 코로나19로 난리다. 아니 이젠 요즘이 아니라 일상이 되버렸다고 해야할까.. 한참 여기저기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나들이를 가야할 시기인데 코로나19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지 않을까 환절기 복장채비에 실수해서 감기가 오진 않을까 노심초사 하는 바람에 바깥으로 맘껏 데리고 나가지 못한게 사실이다.

소담이도 갑갑했는지 요사이 부쩍 동물원에 가고싶다고 하거나 아쿠아리움에 가고싶단 말을 많이 했다. 안그래도 동물들 좋아하는 나이.. 니모를 찾아서와 도리를 찾아서를 수십번 보며 만타가오리, 블루탱, 흰동가리 등등을 읊어대며 좋아하는 아이인데 주중에는 어린이집에 가느라, 주말에는 관광객들이 많아서 라는 핑계로 집에만 혹은 집근처에서만 놀았다.

가만히 보고있으니 안쓰럽기도 해서 휴가를 지르고 소담이는 어린이집 땡땡이를 치고 주중에 막내동생과 함께 제주에 있는 아쿠아리움인 아쿠아플라넷 제주를 갔다. 사실 코로나19만 아니었으면 진작에 연간회원권을 끊었을 것이다.

얼마나 기대를 했냐면 아침에 일어나선 엄마 자는데 나와 조용히 거실로 나와 나갈 준비를 할 정도였다. 늦게 출발할까봐 아침 안먹어도 된다며 아침도 사양하고 심지어 중간에 응가를 할까봐 미리 아침에 그것도 두번이나 응가를 봤다. 할머니집 가서 고모 픽업하고 맥도날드 가서 해피밀로 맥모닝을 차 안에서 먹으며 갔다.

지난 다솜이를 낳고 엄마가 서귀포할머니 댁에서 몸조리중일때 한번 아빠와 단둘이 가고 간만에 가는길.. 게다가 옆엔 막내고모가 말벗도 해주고 있어서 그때보다 훨씬 덜 지루하게 갈 수 있었다. 주차를 하고 들어가니 발걸음이 신남에 취해 무지 가벼워보였다. 고모 빨리 오라며 여기엔 어떤 물고기 저기엔 어떤 물고기를 설명해주며 사람이 별로 없는 너른 전시장을 종으로 횡으로 활보했다.

사실 이동수단이 녹록치 않은 막내동생도 자주오진 못했을 터.. 메인수조 앞에서 소담이랑 막내동생이랑 있는 모습을 조금 먼 발치서 보니 자매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런 느낌을 받다니 늙어가는건가 싶기도..) 똥꼬 발랄하게 뛰어다니는 소담이를 보니 큰맘먹고 휴가지르고 오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다음엔 어딜갈까… 고민을 좀 해봐야지

덧. 근처에 마땅히 먹을만한곳이 없어 푸드코트에서 점심을 때우는데.. 떡볶이 퀄리티 너무하더라.. -_- 고추장 양념에 거뭇거뭇한게 있어서 ‘신기하다.. 여긴 떡볶이에 표고버섯도 넣나’ 싶었는데 먹어보니 떡이 탄거였다.. 욱해서 들고가서 클레임 걸까 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애써 기분좋게 왔는데 내가 욱해서 싸워버리면 내 기분도 망가지고 덩달아 같이간 두녀석도 내눈치 살필거 같아서 그냥 말았다. 잘해써.

그나저나 노이즈 지글지글한걸 보니 카메라 바꾸고싶다..

글쓴이: fomalhaut

제주를 좋아하고 별을 사랑하는 소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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