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주차 심쿵이

여행기에 이어 심쿵이 일기를 남겨둔다.

안좋은 일이 있었기도 해서 여행 가는 일에 대해서 우려하는 이야기도 없지는 않았지만 병원에서 이야기 해줄때도 무리 없다고 했었고 컨디션도 괜찮아 다녀왔고 그 후 병원 방문을 했다. 이번에는 정밀초음파와 임신 당뇨검사를 하기로 했다.

10.28 병원방문
당 검사를 위해 아침 공복을 유지하고 지난번 방문때 받은 ‘김빠진 환타’맛 시약을 마시고 병원 방문을 했다. 아마 단순히 공복 혈당을 측정하는게 아니고 공복후 당이 들어갔을때 당 부하가 얼만큼 걸리는지를 보는거 같았다. 특정 범위 내의 수치면 정상 그 선을 넘어가면 재검이 뜬다. 검사는 일반 혈당을 측정하듯 손가락에 사혈침으로 피를 내서 테스트 지에 묻혀 기계로 측정하는듯. 일단 결과부터 이야기하면 ‘재검’ 이 나왔다.

여행가서 먹은것도 있고 최근 과일을 좀 먹긴 했지만 몸무게도 좀 늘긴 했어도 크게 늘지 않았고 남들이 보기에도 배를 보지 않으면 임신했다는 사실을 모를정도라고 부기가 없는 편이었는데 혈당치가 나와서 조금 놀랐다. 짝궁은 많이 놀란 상태..ㅋ 가족력에 당뇨도 없었던지라 더 그런듯.. 다음날인 29일에 재검을 해보자 하고 초음파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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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궁은 초음파 사진을 보고 맨날 손을 올린다고 투덜투덜 댔다. 저게 편한 자세거나 아니면 놀다가 찍힌걸지도.. 나는 우스개 소리로 오른팔을 가드로 올렸으니 분명히 사우스포(복싱에서 왼손잡이를 이르는 말)일거라 이야기를 했다. 사우스포 복서라.. 정말 밀리언달러 베이비로 키워볼까? ㅎㅎ

무튼 정밀 초음파를 본 결과 팔 다리는 좀 긴편 그 외는 평균치란다.
bpd가 6.61cm hc는 25.13cm로 머리크기를 알수 있고, ac는 22.24cm fl이 4.94cm 으로 무게가 974g이었다. 좀 더 본 수치로 hl(팔길이)가 4.43cm ulna(요골), tib(척골)이 각각 4.36cm, 4.48cm이 나왔다. 팔다리 나올때 예정일이 1월 말로 나오는걸로 봐선 좀 긴편이 맞나보다..

그 외에 소뇌등의 발달 상황을 봤고 심방중격은 잘 있는지 (이게 잘못되면 선천성 심장병인 심방중격결손증이 된다 좌심실 우심실의 피가 섞여 버림) 윗 입술(구순구개열)에 문제는 없는지 확인후 진찰은 끝났다.

조금 걱정되는건 임신당뇨인데.. 재검이 만만치가 않았다. 전날 밤부터 금식 후 병원가서 공복 혈당을 재고 시약 두병을 먹고 1차 2차 3차 채혈을 해서 세번 이상 정상수치가 나오지 않으면 임신성 당뇨 확진 판정을 받고 내과 진료를 받아야 한단다. 별일 없을거라고 안심을 시키고 토요일 다시 병원을 찾았다.

10.29 병원방문
떨리는 맘으로 (짝궁이..) 병원문을 들어가 검사를 받았다. 이게 힘든점이 각 검사사이 텀이 한시간이 된다. 즉, 도착해서 혈당을 보고 약먹고 한시간뒤 1차 그리고 한시간뒤 2차 그리고 마지막 한시간뒤 3차를 보고 판단한단다. 세시간을 병원에서 보내는 셈.. 초조하고 지루한 와중에 담당의분이 과로를 하셨는지 손님은 많은데 줄어들 생각을 안하더라.. 담당하시는 원장님이 과로로 수액맞고 있다고.. 다른분께 진료를 받거나 혹은 기다리거나.. 아니면 다음에 받으라니 이날 진료를 포기하고 나가는 분들도 꽤 있었다. 원래 의사가 한분이었다가 최근에 한분 더 들어오셨는데.. 분만도 하고 하는지라 혼자서 꾸려왔다고 보니 과로 할만 하지 싶었다. 보통 그러면 분위기가 안좋을 법도 하지만 분위기는 나름 화기애애..ㅎ

총 네번 검사를 하고 시간보내고 하니 결과는 다행스럽게도 정상. 간단한 문진 형태로 진찰도 했는데 이제 서서히 임신 말기로 가고 있으니 식단 관리를 좀 해야할거라 듣고 나왔다. 식단관리보다도 일단은 정상 판정을 받아서 맘이 좀 놓였다 🙂 무엇보다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되기에..

그렇게 또 진료가 지나갔고 심쿵이도 부쩍 커 감을 느낀다. 내가 크게 느끼는건 없지만.. 이녀석 호흡연습 한답시고 양수를 머금었다가 딸국질도 하고 태동도 그 어느때보다 크게 한다. 간혹 태동때문에 갈비뼈가 나가는 산모가 있다던데 이게 사실인가보다.. 짝궁이 있다가 헉 하고 단발의 비명을 지르는 경우가 종종 있는걸 보면… 자궁도 많이 커서 그런지 숨도 부쩍 차 보인다.

무엇보다도 이시기 힘든점은 바로 불면증.. 최근 일주일간은 제대로 자 본 날이 없을정도로 힘들어 했다. 맨 정신으로 밤을 보내는데 배는 고파오고.. 오밤중에 뭔가 먹는다는게 부담스러워 먹진 못하겠고.. 잠은 안오고.. 사람이 퀭 해지더라.. 다행이 요 근래 하루이틀은 조금 나아진편.. 낮에 잠이 오면 평소엔 한시간쯤 재우고 깨우는데 요새는 깨우지 않는다. 차라리 그럴때라도 자는게 좀 낫겠다 판단한것이다.

이제 슬슬 심쿵이를 맞이 할 준비를 해야할 때.. 짝궁은 필요한 물품 리스트를 뽑아왔고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놓고 병원 가서 필요한것들은 가방에 넣어둬서 언제든 들고 갈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해야 할듯 하다. (이걸 출산가방이라 하나보다)

맞이 할 준비중 하나로 욕실 줄눈 코팅 시공을 직접 해봤는데 역시나.. 전문가에게 공임을 주고 맡기는데는 다 이유가 있나보다.. 작업할때 어려움은 둘째치고 ‘초보도 할수있는’ 이래서 했는데 어느 부위는 줄눈제가 비고 어느부위는 넘치고 타일에 묻고 난리가 났다… 판매처 Q&A를 보니 묻은 줄눈제는 완전히 굳기 전 조금 말랑말랑 해있을때 칼로 제거를 해야한단다.. 칼로 제거하는것도 정도껏이지.. 이건 뭐 거의 전방위적으로 묻은걸 어느세월에..? ㅎ 그게 아니라면 에폭시 리무버를 가져다가 닦아내야 한다는데 잘못 흐르면 시공된 줄눈도 지워질것 같고 게다가 유기용매제라 냄새도 좋지 않을거 같아 미루는중이다.. 샤워하기전 좀 날카로운 헤라 같은걸로 긁어내고 있는데 아무래도 심쿵이 출산 후 짝궁 몸조리 할때 싹 걷어내고 다시 할까 싶다.. (아 이거 비밀인데 -_-)

이제 앞으로 빠르면 두달 늦어도 두달 보름뒤면 심쿵이가 나오는데 아무쪼록 그때까지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심쿵이를 만나게 되었으면 좋겠다.

더불어 어서 푸른 기와집에 뻐팅기고 있는 누구도 얼른 내려오고 이 기회에 이나라에 빌붙어 피를 쪽쪽 빨아먹는 도둑놈들 다 청산했으면 좋겠다. 심쿵이가 이나라에서 살땐 그래도 지금보다 공정하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였으면…

글쓴이: fomalhaut

제주를 좋아하고 별을 사랑하는 소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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