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백수생활기

제목이 조금 거창하다.
‘한달 백수 생활기’ 가 제목이긴 한데 백수 라기보다는 휴가 후기라고 해야 옳을거 같다. 근데 그래도 뭐 월급 나온다는것 (이게 좀 중요하긴 하지만) 뺴고는 백수생활이 맞으니.. 백수생활기라 하겠다.

내가 일하고 있는 곳은 국내에서 메신저로 유명한 ‘카카오’ 이다. 아.. 물론 몇년 전에는 포털 2인자로 유명한 ‘다음’ 이었다. 알다시피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해서 이젠 ‘카카오’가 되었다.

옛 다음 커뮤니케이션도 그렇고 카카오도 그렇고 직원 복지중 하나로 근속 리프레쉬 휴가 (일명 안식휴가) 가 있었다. 다음은 입사 3년 6년 9년 3년 단위로 생기는데 3년차때 보름 6년차때 한달 9년차때 두달이 나온다. 그럼 12년차땐 넉달.. 은 아니고 12년차땐 다시 보름으로 돌아가는데 12년 근속부턴 소정의 상품과 함께 휴가가 나온다. 물론 유급 휴가인만큼 월급도 나오고 소정의 ‘휴가비’ 도 나온다. 마찬가지로 기간에 따라 휴가비도 다르다.

카카오는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5년마다 나오는데 통크게 3개월에 휴가비가 나왔던거 같다. 합병하고 새로운 안식휴가 제도는 3년마다 한달에 휴가비 지급으로 조정이 되었다. 그렇지만 나처럼 곧 9년차 안식휴가가 나올 시기인 사람들 (혹은 카카오 기준으로 곧 5년차 안식휴가가 나올사람들) 은 왠지 손해보는 느낌이 크니 이런 사람들은 한시적으로 옛 제도를 적용하고 안식휴가 싸이클 (다음 기준으로 9년차)이 다 돌고 나면 새로운 제도로 하게끔 유예를 두었다. (카카오 휴가 떠난 사람들은 떠나고 안돌아온다는 후문도 있다…)

이번 9년차 2개월 휴가중 한달을 먼저 사용했다. (사용하지 않은 한달은 아마 육아휴가가 되지 않을까…) 대략 10월 중순 ~ 11월 중순을 정말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었다. 초반에 괌 여행 다녀온게 액티비티의 전부일 정도? 계획도 뭐 없었다.. 그냥 사람들 만나는거 날이 허락하면 취미생활 다니는거 등등.. 안그래도 요새 슬럼프가 온거 같기도 하고 해서 그냥 잘 쉬자 가 목표였다. 그러다 보니 이런 저런 잡생각을 하게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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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후 제주 근무를 흔드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이거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제대로 해본적이 없었던거 같다. 초반에야 불안하기도 하고 올라가야하나.. 이런 저런 생각에 스트레스가 좀 있었고 그 후에는 조직 이동도 하고 근무지 관련해서 크게 이렇다 저렇다 할 이야기들이 없어 잠잠 했었는데 이제와서 아무 생각 없이 쉬려니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더라.. 아 물론 뭔가 결론이 나거나 그런건 아니었다.

Que sers sers’ 될대로 되라 랬던가? 지금 고민한다고 해서 어찌 대처를 할 수 있는건 솔직히 아니다. 물론 별 일 없이 회사가 제주 사옥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면 나 또한 그렇게 여기를 다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이직 준비를 해야하나? 제주에서 이쪽 계통 어디를 가야지? 이직했는데 카카오 제주사옥을 계속 유지하면? 이런게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문득 든 생각이.. ‘직업이 개발자 하나뿐인가?’ 였다. 물론 지금 하고있는 일을 계속 해나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상 이 일을 계속 하려면 내가 몇가지를 양보해야하는데 그렇기 쉽지 않다면 양보하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뭔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할줄 아는게 개발만은 아니니 다른게 있을거 같다. 그게 사진이 되었든 운동이 되었든 별보는 일이 되었든 뭐가 되었든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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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걱정없이 이런데서 마냥 놀고 싶긴 하지만..

그래서 내린 결론. ‘아몰라 될대로 되겠지’ 가 되겠다. 그사이 살짝 든 생각은 일단 학업을 마쳐둬야겠다는거.. 하다못해 이민을 간다 손 쳐도 지금의 학력으로는 택도 없다 -.- 공부를 하기위한 학사가 이 세상에서는 직업을 얻기 위한 학사인 셈이다. 예로 들면 제주의 모 천문대 계약직 직원 공고를 보면서 든 생각인데.. 천문학과 학위와 시민 천문대의 오퍼레이터와 그렇게 관계가 있나 싶더라.. 차라리 장비 운영 및 천체관측 실무 시험 (실기든 필기든) 을 볼 것이지.. ㅋ 뭐 이렇든 저렇든 천체장비 운용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들어가니 저런 일도 하려면 공부는 끝내놔야할듯 하다. (그렇지만 비전공 신입은 뽑지 않는거 같긴 하다 -.-)

어쨋든간에 내가 이 일을 안하면 할 수 있는 일들을 좀 뽑아놓고 보니.. 뭐 몇가지 없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해볼만 하다 싶은게 ‘사진’, ‘운동’ 정도일듯 하다. 둘 다 바로 밥벌어 먹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니고.. 결정되면 프로 레벨까지 실력 키우는게 필요할 수준.. 특히 운동은 몸을 만들어야 한다 -_-.. 요새 제주에서도 pt샵 슬슬 생기던데.. 생각같아선 케틀벨 지도자 코스 좀 해보고 케틀벨 전문 트레이너도 괜찮겠다 싶긴 했다.. (살빼는덴 특효다) 아니면 이쪽계통 프리랜서 겸업 하면서 수요가 있을진 모르겠지만 강의 능력치를 쌓아 강사활동을 하는거 정도? 천문대 오퍼레이터나 그 비슷한 일도 가능하긴 한데 이건 아마 안될거같고.. 여기에 추가를 하려면 지금 전공 하고있는 통계 쪽을 얼른 마쳐놓고 넣어야 하지 싶다. (그럴려면 졸업까진 회사가 버텨줘야 하는데…)

너무 이런 고민만 한 티를 냈나.. 사실 고민 그다지 많이 안했다.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아 ㅅㅂ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이러고 놀았으니까. 다행이 안식휴가중 월령이 좋을때 (달이 없거나 밝지 않을때) 하늘 여건이 괜찮아서 취미생활도 좀 즐겼(?)다. 음.. 요건 또 다른 글에 써야겠다. 글 개수 늘려야지.. 뭐 여튼간 뒤늦은 안식휴가기 끗.

ps. 복귀하고 보니 다들 ‘한달 금방이네’ 이러던데.. 내겐 이번 한달 나름 길었다. 이걸로 만족함 ㅋㅋ

26주차 심쿵이

여행기에 이어 심쿵이 일기를 남겨둔다.

안좋은 일이 있었기도 해서 여행 가는 일에 대해서 우려하는 이야기도 없지는 않았지만 병원에서 이야기 해줄때도 무리 없다고 했었고 컨디션도 괜찮아 다녀왔고 그 후 병원 방문을 했다. 이번에는 정밀초음파와 임신 당뇨검사를 하기로 했다.

10.28 병원방문
당 검사를 위해 아침 공복을 유지하고 지난번 방문때 받은 ‘김빠진 환타’맛 시약을 마시고 병원 방문을 했다. 아마 단순히 공복 혈당을 측정하는게 아니고 공복후 당이 들어갔을때 당 부하가 얼만큼 걸리는지를 보는거 같았다. 특정 범위 내의 수치면 정상 그 선을 넘어가면 재검이 뜬다. 검사는 일반 혈당을 측정하듯 손가락에 사혈침으로 피를 내서 테스트 지에 묻혀 기계로 측정하는듯. 일단 결과부터 이야기하면 ‘재검’ 이 나왔다.

여행가서 먹은것도 있고 최근 과일을 좀 먹긴 했지만 몸무게도 좀 늘긴 했어도 크게 늘지 않았고 남들이 보기에도 배를 보지 않으면 임신했다는 사실을 모를정도라고 부기가 없는 편이었는데 혈당치가 나와서 조금 놀랐다. 짝궁은 많이 놀란 상태..ㅋ 가족력에 당뇨도 없었던지라 더 그런듯.. 다음날인 29일에 재검을 해보자 하고 초음파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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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궁은 초음파 사진을 보고 맨날 손을 올린다고 투덜투덜 댔다. 저게 편한 자세거나 아니면 놀다가 찍힌걸지도.. 나는 우스개 소리로 오른팔을 가드로 올렸으니 분명히 사우스포(복싱에서 왼손잡이를 이르는 말)일거라 이야기를 했다. 사우스포 복서라.. 정말 밀리언달러 베이비로 키워볼까? ㅎㅎ

무튼 정밀 초음파를 본 결과 팔 다리는 좀 긴편 그 외는 평균치란다.
bpd가 6.61cm hc는 25.13cm로 머리크기를 알수 있고, ac는 22.24cm fl이 4.94cm 으로 무게가 974g이었다. 좀 더 본 수치로 hl(팔길이)가 4.43cm ulna(요골), tib(척골)이 각각 4.36cm, 4.48cm이 나왔다. 팔다리 나올때 예정일이 1월 말로 나오는걸로 봐선 좀 긴편이 맞나보다..

그 외에 소뇌등의 발달 상황을 봤고 심방중격은 잘 있는지 (이게 잘못되면 선천성 심장병인 심방중격결손증이 된다 좌심실 우심실의 피가 섞여 버림) 윗 입술(구순구개열)에 문제는 없는지 확인후 진찰은 끝났다.

조금 걱정되는건 임신당뇨인데.. 재검이 만만치가 않았다. 전날 밤부터 금식 후 병원가서 공복 혈당을 재고 시약 두병을 먹고 1차 2차 3차 채혈을 해서 세번 이상 정상수치가 나오지 않으면 임신성 당뇨 확진 판정을 받고 내과 진료를 받아야 한단다. 별일 없을거라고 안심을 시키고 토요일 다시 병원을 찾았다.

10.29 병원방문
떨리는 맘으로 (짝궁이..) 병원문을 들어가 검사를 받았다. 이게 힘든점이 각 검사사이 텀이 한시간이 된다. 즉, 도착해서 혈당을 보고 약먹고 한시간뒤 1차 그리고 한시간뒤 2차 그리고 마지막 한시간뒤 3차를 보고 판단한단다. 세시간을 병원에서 보내는 셈.. 초조하고 지루한 와중에 담당의분이 과로를 하셨는지 손님은 많은데 줄어들 생각을 안하더라.. 담당하시는 원장님이 과로로 수액맞고 있다고.. 다른분께 진료를 받거나 혹은 기다리거나.. 아니면 다음에 받으라니 이날 진료를 포기하고 나가는 분들도 꽤 있었다. 원래 의사가 한분이었다가 최근에 한분 더 들어오셨는데.. 분만도 하고 하는지라 혼자서 꾸려왔다고 보니 과로 할만 하지 싶었다. 보통 그러면 분위기가 안좋을 법도 하지만 분위기는 나름 화기애애..ㅎ

총 네번 검사를 하고 시간보내고 하니 결과는 다행스럽게도 정상. 간단한 문진 형태로 진찰도 했는데 이제 서서히 임신 말기로 가고 있으니 식단 관리를 좀 해야할거라 듣고 나왔다. 식단관리보다도 일단은 정상 판정을 받아서 맘이 좀 놓였다 🙂 무엇보다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되기에..

그렇게 또 진료가 지나갔고 심쿵이도 부쩍 커 감을 느낀다. 내가 크게 느끼는건 없지만.. 이녀석 호흡연습 한답시고 양수를 머금었다가 딸국질도 하고 태동도 그 어느때보다 크게 한다. 간혹 태동때문에 갈비뼈가 나가는 산모가 있다던데 이게 사실인가보다.. 짝궁이 있다가 헉 하고 단발의 비명을 지르는 경우가 종종 있는걸 보면… 자궁도 많이 커서 그런지 숨도 부쩍 차 보인다.

무엇보다도 이시기 힘든점은 바로 불면증.. 최근 일주일간은 제대로 자 본 날이 없을정도로 힘들어 했다. 맨 정신으로 밤을 보내는데 배는 고파오고.. 오밤중에 뭔가 먹는다는게 부담스러워 먹진 못하겠고.. 잠은 안오고.. 사람이 퀭 해지더라.. 다행이 요 근래 하루이틀은 조금 나아진편.. 낮에 잠이 오면 평소엔 한시간쯤 재우고 깨우는데 요새는 깨우지 않는다. 차라리 그럴때라도 자는게 좀 낫겠다 판단한것이다.

이제 슬슬 심쿵이를 맞이 할 준비를 해야할 때.. 짝궁은 필요한 물품 리스트를 뽑아왔고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놓고 병원 가서 필요한것들은 가방에 넣어둬서 언제든 들고 갈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해야 할듯 하다. (이걸 출산가방이라 하나보다)

맞이 할 준비중 하나로 욕실 줄눈 코팅 시공을 직접 해봤는데 역시나.. 전문가에게 공임을 주고 맡기는데는 다 이유가 있나보다.. 작업할때 어려움은 둘째치고 ‘초보도 할수있는’ 이래서 했는데 어느 부위는 줄눈제가 비고 어느부위는 넘치고 타일에 묻고 난리가 났다… 판매처 Q&A를 보니 묻은 줄눈제는 완전히 굳기 전 조금 말랑말랑 해있을때 칼로 제거를 해야한단다.. 칼로 제거하는것도 정도껏이지.. 이건 뭐 거의 전방위적으로 묻은걸 어느세월에..? ㅎ 그게 아니라면 에폭시 리무버를 가져다가 닦아내야 한다는데 잘못 흐르면 시공된 줄눈도 지워질것 같고 게다가 유기용매제라 냄새도 좋지 않을거 같아 미루는중이다.. 샤워하기전 좀 날카로운 헤라 같은걸로 긁어내고 있는데 아무래도 심쿵이 출산 후 짝궁 몸조리 할때 싹 걷어내고 다시 할까 싶다.. (아 이거 비밀인데 -_-)

이제 앞으로 빠르면 두달 늦어도 두달 보름뒤면 심쿵이가 나오는데 아무쪼록 그때까지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심쿵이를 만나게 되었으면 좋겠다.

더불어 어서 푸른 기와집에 뻐팅기고 있는 누구도 얼른 내려오고 이 기회에 이나라에 빌붙어 피를 쪽쪽 빨아먹는 도둑놈들 다 청산했으면 좋겠다. 심쿵이가 이나라에서 살땐 그래도 지금보다 공정하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였으면…

괌 여행 후기

그간 글이 뜸했다.

9월 30일 병원 방문 이후로 안식휴가를 써서 여행도 다녀오고 취미생활도 좀 즐기고 느긋한 생활을 하다보니 안그래도 뜸하던 블로그가 더 뜸했다. 써야지 하고 있다가 막상 써야하는데로 바뀌면 또 자연스러운 블로그가 되지 않을거 같아서 라는 허울 좋은 핑곗거리 삼아 유유자적 뒹굴거리고 있었다.

일단 괌에 다녀온 이야기부터…

기후는 후텁지근한 한여름 제주날씨. 마침 도착했을때 비도 내리고 있어서 참 익숙한 기후였다. 태평양의 열기가 가득한데다 다습한 기후. 도착 현지 시간이 새벽이라 숙소 (두짓타니 괌) 체크인을 하고 자기전에 비행에 쩐 몸을 씻으러 들어가는데.. 숙소에 우리만 있던게 아니었다.20161016_024218

이런 핑크빛(?) 이 도는 도마뱀이 샤워실에서 우리를 맞이했다. (사실 색은 배경 색에 맞춰 변한거겠지만…)

이 시기 (추석이 지난 후 가을 ~ 겨울) 괌은 비가 그렇게 자주 내린단다. 그렇다고 제주의 여름처럼 내리기 시작하면 몇날 며칠을 퍼붓는게 아니라 하루중에도 비가 쏟아지다가 지나가고 그런 날이 반복된다. 숙소 테라스에서 보면 하루에도 몇번씩 적란운이 생성되고 그 아래는 비를 퍼붓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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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좋으면 이런 뷰를 보여주는데 이곳에 괌의 리조트 및 호텔들이 모여있는 투몬비치.. 재밌는건 사진 중간의 파도처럼 보이는 부분인데 파도가 저부분에서 다 부서져 버린다. 그래서 해변으로는 파도가 일지 않고 잔잔한 물만이 밀려왔다 쓸려갔다 할 뿐이다. 수심 역시 멀리 나가면 어느정도 깊어 지다가 다시 저 파도가 부서지는 근처로 가면 수심이 얕아지는 형태가 된다. 사진중 검은 부분은 제주처럼 바위가 아닌 산호부분.. 수심도 적당하고 태평양 바다의 따뜻한 수온 덕분에 어린 애가 있는 가족단위로 놀러오기 적당하지 싶다.

바닥을 보면 유추할 수 있겠지만 스노클링시 딱히 볼만한 거리가 많진 않았다. 하지만 적당한 수심 덕분에 스노클링을 해 보지 않는 내가 하기에도 수월했다. 지나가는 고기들은 많이 보이긴 하더라..

숙소는 흠 잡을 거리가 없을 만큼 좋았다. 지은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룸 컨디션도 좋았고 룸메이드 분들도 친절.. 타이계 리조트라 그런지 직원들이 지나갈때마다 ‘사와디캅’ 혹은 ‘사와디카’ 라고 인사를 해서 우리도 타이어로 인사를 해야하나 싶을정도.. 한국 직원이 상주해있어서 불편함 없을거라 그랬는데 한국 직원을 본적은 없었다. 그치만 간단한 영어 정도 가능하다면 불편함은 없었다.

아쉬운점이 있다면 호텔 내 풀장인데.. 풀이 좀 빈약하다. 따듯한 물이 나오는 자쿠지가 있어 주변 바람에 의해 좀 쌀쌀한건 상쇄가 되긴 했는데 썬베드도 좀 적은편이고 카바나도 미리 예약해야하고 예약해도 두시간 정도밖엔 쓰지 못함.. (사용해보진 않았다) 풀 자체가 좀 작은 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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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게 인피니티 풀이다. 이렇게 찍어놓으니 사이즈가 가늠이 되지 않는데.. 저 풀 끝에 누우면 반대편 벽으로 내 발이 닿을정도? ㅎ 그렇긴 하지만 사실 비치랑 바로 연결이 되어있어서 풀 규모가 소박한건 크게 불편거리가 되지는 않았던거 같다. 애들 데리고 풀에서 놀꺼라면 PIC가 갑이라는 이야기를 들은거 같긴 한데.. 난 이정도라면 심쿵이 데리고 간다고 쳐도 똑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옆에 아웃리거도 나쁘지 않을거 같긴 하더라…)

하루는 섬을 돌아보고 하루는 쇼핑을 할 생각으로 렌트카를 이틀정도 잡아 이용했다. 한인 렌트카 업체인 ‘투몬 렌트카’ 에서 마쯔다3 를 빌렸다. 괌의 교통체계는 한국이랑 많은 면에서 비슷한데 좀 유의를 해야할게 스쿨버스가 정차하면 상/하행 다 차량들이 일시정지 해야한다는점. 그리고 중앙에 중앙선 대신 임시차로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임시차로를 통해서 눈치껏 비보호 좌회전 및 유턴이 가능한 점이다. 이부분만 빼면 핸드폰 네비를 보며 운전하는데 큰 지장은 없었다. 당연히 차에 있을것으로 생각했던 CD슬롯이 없어 가져갔던 거치대를 사용하진 못했지만.. 국산 차량도 일부 렌트카로 서비스 되고있어서 담에 또 렌트한다고 했을땐 별일 없으면 국산차를 렌트하지 않을까… (후방 센서에 너무 길들여져 있었다.. 제길)

무튼 섬을 도는데 북쪽 앤더슨 공군기지 근처는 통신도 잘 안터져서 우범지역이란다.. 군사시설이 있어서 함부로 가서 촬영했다간 무슨 봉변을 당할지도 모르고.. 그래서 공군기지 근처로는 왠만해서는 가지 말라고 해서 아마 제일 북쪽으로 갔던게 사랑의 절벽 (Two lover’s point)였을 거다. 그야말로 절벽이라 투몬비치 인근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는점 빼고는 그다지 매력 없는 장소.. 종은 왜 그렇게들 울려대는지 모르겠지만..

관광지(?) 는 이렇게 한군데 돌아보고 드라이브겸 한바퀴 슥 돌아봤다. 자연풍광이 좋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기후도 제주와 비슷하고 그런지 딱히 ‘이거다’ 싶은 풍광은 있지 않더라.. 그래도 문득 드는 생각은 제주는 관광객 유치(중국)를 위해 이것 저것 난개발을 많이 하는데 괌은 그런건 없는거 같다는 생각.. 내심 부럽기도 했다. 드라이브 하며 점심은 원나잇푸드트립에도 나왔었던 Jeff’s pirates cove 에서 버거와 핫도그 치킨너겟. 맛이 있긴 한데 뭐랄까.. 맘먹으면 제주에서도 먹어볼수 있을듯한 그런맛? ㅎ 먹거리 여행으로 괌은 딱히 적절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긴 했다.

14681939_1180343695357485_2971963624079088190_o그렇게 하루일정은 드라이브로 보내고 다음날은 쇼핑. 임신했을때 가는 여행을 베이비문 이라고 하는거 같던데.. (내지는 태교여행) 사실 괌을 선택하는 대부분의 이유가 이 쇼핑인거 같았다. 그도 그럴게 아울렛을 가면 영유아 옷들이 꽤나 저렴했다. 게다가 곧 태어날 아기에게 입혀본다 생각하고 쇼핑을 하니 (많이 살수밖에…) 어른 옷들도 있곤 했는데 보면 ‘역시나 미국센스’ 라는 생각이 딱 든다.. 평소 한국에서 입는 사이즈의 옷을 보면 정말 과장 조금 보태서 나같은 체격의 사람 두개가 들어갈만한 옷들.. 게다가 나도 패알못이지만 괜찮은 옷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던듯 하다.

이 외의 일정들은 호텔에서 식사하고 나가서 스노클링 하고 자고의 반복.. 정말 아무 생각없이 먹고 놀고 자는 생활을 해본듯 싶다. (물론 돈은 나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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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몬비치 위의 여름철 대삼각형

또 갈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면 나는 또 갈거 같다. 임팩트 있는 관광지는 아니지만 먹는거 입에 무난하고.. 사실 마트가면 한국 컵라면도 잘 판다 ㅎㅎ 치안도 이정도면 좋은편에 의료서비스(는 안받아봤지만) 나쁘지 않다고 하더라.. 아 물론 제대로 휴양을 하고자 하면 몰디브나 푸켓 같은 본격 휴양지가 더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휴양하기엔 괌도 충분한데다 애 데리고 간다 생각하면 이만한덴 없지 않을까 싶기도하다.

돌아오는 귀국편이 새벽 비행기라 피곤한데다 가족단위 여행이 많은 특성을 미처 파악하지 못해 약간의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크게 차이 안난다면 새벽비행기만큼은 비즈니스클래스를 타는게 편할거같다.. 아쉽게도 항공권 클래스때문에 차액으로 올리진 못했다.) 다음에 다시 갈땐 아쉬웠던 점을 다시 생각해보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아참. 괌 맥주(GUAM)은 다시 생각해도 정말 맛없는거같다 -.- 맥주가 느끼했다..

글을 적고보니 여행 후기가 길어져서 심쿵이 일기는 왠지 새로운데다 다시 올려야 할거 같다..